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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주정완] 이르면 7월부터 서울 시내 전철역에서 500m 안쪽에서는 땅 넓이의 4.5배(용적률 450%)까지 아파트를 올릴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땅 넓이의 2.5배(용적률 250%)까지 아파트 건설이 허용되지만 역세권에 한해 용적률이 200% 높아지는 것이다.

서울시는 18일 이런 내용의 역세권 주택공급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조만간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마련한 뒤 시의회의 의결을 거쳐 7월 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시내 아파트 공급이 4만 가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역세권 아파트 용적률 대거 높여=서울시는 ▶지하철·국철·경전철역에서 500m 안쪽이면서 ▶지구단위계획의 구역에 속해 있으면 용적률 상향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되는 구역은 모두 139곳에 1000만㎡로 평촌 신도시(511만㎡)의 두 배, 분당 신도시(1964만㎡)의 절반 정도 되는 넓이다.

현재는 역세권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땅의 용도를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꾸면 최대 400%의 용적률이 적용된다. 이 중 아파트는 최대 250%까지 지을 수 있고, 나머지(150%)는 사무실이나 상가를 배치해야 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런 지역에서 최대 용적률은 500%, 아파트 용적률은 450%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용적률이 전체적으로는 100%, 아파트만 놓고 보면 200%가 높아지는 것이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땅 주인의 개발이익도 저절로 커진다.

서울시는 땅 주인이 가져가는 개발이익의 일부를 장기전세주택 1만 가구 건설로 거둬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용적률이 200% 늘면 이 중 120%(증가분의 60%)는 장기전세주택을 지어 건축원가로 서울시에 넘기게 하겠다”며 “이렇게 하면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택난을 덜면서 역세권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 앞두고 집값 불안 우려=용적률을 높여 도심의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부응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을 불과 20일 앞두고 주택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용적률 상향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논란도 없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강북지역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칫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용적률 상향의 혜택을 받으려면 서울시의 시책을 네 가지 이상 따라야 한다. 이 중 ▶창조적 디자인과 ▶어린이집·노인정 같은 지원시설 배치라는 두 가지 조건은 필수다. 이 외에 ▶친환경 인증 ▶신재생 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 2등급 이상 ▶지하 보행통로 등 공공 기여 ▶문화재 보전의 다섯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이상을 지켜야 한다.

건물의 높이와 노후도 같은 각종 규제는 대폭 완화된다. 현재는 지은 지 20년이 넘는 건물이 사업 부지 안에 있는 건물 중 67% 이상이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50% 이상이면 재개발·재건축이 가능해진다.


주정완 기자

◇용적률=땅 넓이에 대한 건물 넓이(연면적)의 비율. 용적률이 높을수록 좁은 땅에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인구 과밀 등을 우려해 용적률이 일정 수준(주거지역은 250%)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제한한다.

◇장기전세주택(SHift)=서울시가 지난해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임대주택. 최장 20년 전세가 가능하다. 기존 임대주택은 대개 월 임대료를 내는 월세형이었지만 장기전세주택은 전세 보증금을 맡겼다가 나중에 돌려받는 전세형이라는 점이 다르다. 전세 보증금은 주변 시세의 70~8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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