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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매주 1천만원씩 뛰어…내집마련 꿈 막막



[경향신문 2008-03-09 18:25:16]



ㆍ‘집값 급등’ 강남·북 부동산시장
“두 달 만에 집값이 5500만원 올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9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부동산 중개소를 나오던 정모씨(30)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지난해 말 알아봤을 때만 해도 1억3000만원가량 하던 56㎡(17평)형 아파트 가격이 2억원 가까이로 치솟아 있었기 때문이다.




주말을 맞아 예비신부와 함께 집을 보러 나왔다는 그는 “노원구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더 뛰기 전에 집을 보러 왔는데 빚을 내고도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면서 “청약통장이 있어도 가점제 때문에 내집마련이 어렵고 앞으로 얼마나 더 집값이 오를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강북 뉴타운 등 일부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은 매수세가 몰리면서 매물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강북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올 들어서만 소형 아파트 값이 10.4% 올랐다.

지하철 4호선 노원역 인근 79㎡형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 2억2000만~2억3000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3월 들어 3억원에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56㎡형도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값이 껑충 뛰었다.

ㅎ부동산 전모 사장은 “올 들어 소형 아파트 값이 1주일 단위로 500만~1000만원씩 오르면서 시장에 나왔던 매물이 모두 회수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이사철에 접어든 만큼 노원구 전체 물량의 5%는 시장에 나오는 게 정상인데 종적을 감춘 상태”라고 말했다. ‘급매물’이라고 써붙인 부동산도 막상 들어가보면 물건이 없거나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비싼 물건만 나와 있었다. 노원역을 중심으로 빼곡히 들어선 부동산업체들은 매물정보 대신 상가임대나 전·월세 정보만 밖에 내걸고 있었다.

박모씨(34·자영업)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은행빚을 얻으면 24평형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는데 이젠 턱도 없다”면서 “할 수 없이 평형을 조금 늘려 전세를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원구에서는 아직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노원역 인근 아파트마다 붙어있는 ‘창동 차량기지 이전 환영’ ‘경축 지하철 4호선 연장’ 등의 플래카드가 이런 기대감을 잘 보여준다.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부동산업체 기둥에 상가 임대와 전·월세 정보가 빼곡히 붙어있다. 이 지역 소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에 아파트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ㅅ공인중개사무소 ㅊ사장은 “최근 노원구 집값이 올랐다고 난리를 쳐서 오히려 물량이 다 묶여버렸다”면서 “3.3㎡당 1100만원선까지 올랐지만 서울 평균 1800만원에 한참 못미치는 만큼 가격 상승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 아파트도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15㎡는 지난해 하반기 12억5000만원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지난 8일 14억원에 팔렸다. 올들어 두달 새 1억5000만원이나 올랐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는 이미 16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ㄹ공인중개사무소 양모 대표는 “지난 가을부터 6개월이상 묵혀 있던 매물들이 대선이 끝나자마자 모두 팔렸다”면서 “새 정부의 양도세와 종부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아파트값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팀장은 “새 정부 부동산정책이 강북 뉴타운과 강남 재개발·재건축에 있다는 기대감에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2월 설 연휴를 전후해 집값이 예상보다 강하게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글·사진 이호준기자 〉[스포츠칸 '온에어' 원작 연재만화 무료 감상하기]-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