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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수락산에 '서울 최초 댐' 만든다

서울 노원구 수락산(해발 640m) 기슭에 댐을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노원구(구청장 이노근)는 2일 "수락산에서 시작해 노원구를 관통하는 당현천이 홍수로 범람하거나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빗물을 저장했다가 천천히 흘려보내는 댐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산 기슭에 건설한 '서울 최초의 댐'이 되겠지만 환경파괴 논란도 일 전망이다.

◆당현천 홍수 조절용 댐

노원구가 최근 확정한 '수락산 자연친화형 대규모 저류지 조성계획'에 따르면 댐 예정지는 영화 제목으로도 친숙한 이름인 당현천 최상류 '동막골' 지역(상계동 산 155-1 일대)이다. 이곳은 수락산의 동쪽 끝 불암산과의 접경지역으로, 산 입구에서 1㎞ 정도 떨어진 해발 100m의 평탄한 곳이다. 등산로가 바로 옆에 있고, 인근에 6000㎡ 넓이의 국궁 활터도 있다. 노원구는 이곳에 총 5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홍수 조절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상에는 높이 12m, 길이 70m의 구조물을 들인 2만5000t 용량의 댐이 만들어진다. 갑작스럽게 큰 비가 쏟아졌을 경우 이를 가두어 두었다가 산 밑쪽으로 나있는 당현천(6.1㎞)으로 빗물을 안정적으로 흘려보내는 기능을 하게 된다. 또 바로 옆 국궁장 자리 지하에 길이 150m, 너비 30m, 높이 5.5m의 구조물을 들이는 지하 저류지를 만들어, 땅 위의 댐과 같은 용량의 물을 저장할 계획이다. 지하 저류지에 갇힌 물이 썩지 않도록 전체 시설의 절반은 흙으로 덮지 않을 방침이다.

수락산 댐은 6~8월에는 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비워놓고 물이 부족할 때에는 일정량의 물을 담아두고 등산객들과 나들이객을 위한 자연 수변공원으로 운영된다. 다음달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의 사전환경성 검토를 받은 이후 주민설명회를 거쳐 4월부터 곧바로 실시설계에 들어가 내년 5월에 착공, 2011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 수락산 입구에서 1㎞ 정도 떨어진 해발 100m 지점에 2만5000t 용량으로 들어설 수락산 댐 조감도. /서울 노원구 제공
◆왜 댐이 필요한가

서울에는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지하 저류 시설이 만들어진 곳은 있지만, 땅 위에 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수락산 댐이 처음이다. 노원구는 "최근 이상기온으로 인해 예측하기 힘든 집중호우 빈도가 잦아지면서 수락산에 폭우가 쏟아질 경우 물길이 역류하거나 범람하는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도심을 가로지르는 당현천 물길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상류지점인 수락산에 홍수 조절용 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현천(6.1㎞)은 현재 상류 지역 일부(500m)와 자연하천 복원공사가 진행중인 중·하류(상계역~중랑천 합류부 2.65㎞)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복개돼있다.

서울시는 수락산 댐 건설 구상과 관련, "충분한 사업 타당성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환경성 평가 절차만 통과하면 사업비(75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서울 노원구가 홍수 조절 댐 건설을 추진중인 수락산 기슭의 계곡. 이 물은 당현천으로 흘러간다. /서울 노원구 제공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10월 사전 환경성 검토에서 "댐 건설 예정지역이 절대 보존이 필요한 자연생태 1급 지역이어서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면서도, "환경 보존 기준에 부합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노원구는 사업계획을 변경해 댐의 규모를 당초 10만t에서 절반으로 줄이고, 댐 건설 위치도 자연생태 1급 지역에서 벗어나 산 밑으로 이전했다.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서울 최초의 댐인 수락산 댐은 이상기온에 대비한 홍수조절 기능은 물론 친환경 수변공원을 만들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8.03.02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