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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 주상복합 '고분양가' 후폭풍 부나>(종합)
[연합뉴스] 2008년 02월 04일(월)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4일 서울 뚝섬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최고 4천598만원에 이르는 사상 최고가에 결정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뚝섬 일대 집값은 물론 서울 강남 아파트값도 상승 압력을 가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부산과 달리 서울은 시장이 침체돼 있다해도 잠재 수요가 살아있고, 특히 용적률 상향 조정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분양가'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 분양가 왜 높아졌나 = 뚝섬 주상복합아파트 고분양가의 '원죄'는 서울시가 2005년 6월 이 곳 상업용지를 주로 추첨으로 진행되는 공공택지 분양과 달리 '경쟁 입찰형태'로 분양한 탓이 크다. 여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이로 인해 낙찰가가 1구역의 경우 3.3㎡당 5천665만원, 3구역이 6천943만원, 4구역이 7천732만원으로 가뜩이나 높았던 매각 예정가보다도 186-242%나 비싸게 팔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땅값을 가장 비싸게 낙찰받았던 4구역의 시행사 '피앤디 홀딩스'는 계약금(444억원)만 내고 2년이 넘도록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사업을 해보지도 못하고 서울시와 계약자 지위를 둘러싼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 뚝섬 상업용지는 아파트 외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오피스, 상업시설, 호텔 등 복합단지로 개발이 추진되면서 아파트가 전체 땅값을 많이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분양도 당초 지난해에 할 예정이었으나 '뚝섬발(發) 고분양가 후폭풍'을 우려한 정부가 땅을 낙찰받은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이후 업체들도 정부 눈치를 보면서 1년 정도 지연됐다.

이 때문에 고액의 땅값 금융비용이 분양가에 모두 반영돼 당초 예상 분양가인 3.3㎡당 3천만원대 후반에 비해 분양가가 500만원 이상 높아졌다.

최근들어 강남구 도곡동 계룡 리슈빌,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위브더제니스 등 4천만원대를 육박하거나 초과하는 아파트가 줄줄이 분양승인을 받은 것도 이번에 성동구청이 4천500만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승인하는데 부담을 덜어줬다.

이들 아파트는 분양가도 높지만 보유세 등 세금부담도 엄청날 전망이다. 분양가가 57억6천만원에 이르는 해운대 아이파크 슈퍼펜트하우스(423㎡)의 경우 1년 보유세가 1억2천여만원에 달한다.

뚝섬 주상복합아파트 입주자 역시 연간 5천만-1억원 정도의 보유세 부담은 각오해야 할 전망이다.

◇ 어떻게 짓나 = 1구역에 짓는 한화 '갤러리아 포레'는 부지 1만7천491㎡(5천291평)에 용적률 399%를 적용해 지하 7층, 지상 45층 아파트 230가구와 공연.전시장, 쇼핑시설, 스포츠시설 등을 짓는다.

아파트는 230㎡대 77가구, 260㎡대 38가구, 300㎡대 75가구, 330㎡대 36가구, 370㎡대 4가구 등이다.

대림산업이 3구역에 짓는 '한숲 e편한세상'은 1만8천314㎡의 부지에 용적률 600%를 적용해 51층짜리 아파트 2개동과 35층 오피스 빌딩 1개 동을 짓는다. 일반 오피스 빌딩에는 업무시설과 공연장 등 문화시설, 판매시설이 들어온다.

아파트는 330㎡ 단일 크기로 196가구다. 대림산업은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NBBJ사와 국내의 정림건축, 건원건축이 함께 초고층 아파트에서는 처음으로 건물 외관을 '유선형'으로 디자인했다"고 소개했다.

분양은 주택 규모와 분양가를 감안해 철저하게 고소득층(VVIP) 중심으로 이뤄지며 마감재 수준도 최대한 높일 계획이다. 또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모델하우스는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안내 카탈로그와 사이버 모델하우스 등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내부는 공간 배치와 마감수준을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아파트'로 꾸민다.


◇ 인근 집값 '후폭풍' 오나 = 전문가들은 이번 뚝섬 아파트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강남지역도 역대 아파트 분양가가 4천만원을 넘는 게 없었는데 강북에서 이런 금액이 나온 만큼 강남.북 집값을 통틀어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건축 규제를 풀어줄 경우 뚝섬과 강을 끼고 마주보고 있는 강남 압구정이 가장 큰 수혜지역인데, 뚝섬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됨에 따라 강남 압구정 재건축 가격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사장은 "부산은 시장이 침체돼 있어 펜트하우스 몇 가구의 가격이 높게 책정돼도 인근 집값 상승 압력이 덜했지만 서울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뉴타운 등 개발 재료가 많은 강북, 강북보다 주거여건이 좋은 강남 모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주변 시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뚝섬의 嚥？그동안 지속적으로 고분양가 책정이 예상돼 왔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출 규제가 여전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민간택지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인근 집값을 들쑤시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