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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부동산 정책 트리플 오류”

미분양 사태·전세값 급등·주택거래 감소 우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트리플(삼중) 오류’에 빠져 차기 정부에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정책을 고수할 경우 미분양 사태 악화, 전세금 급등, 주택거래 감소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 노무현 정부 부동산 불패 과민반응 = 사단법인 건설산업비전포럼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차기 정부가 지향해야 할 건설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김호철(부동산학과) 단국대 교수는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동산 불패 과민반응으로 시장조절 기능을 불신해 광범위하고 세밀한 규제를 했다”고 평가했다. 정책을 경기활성화 수단으로 쓰지 않은 점 등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지적됐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김 교수는 “강남지역 재건축 주택 상승을 계기로 강력한 개입을 선호한 정책 당국자들이 대책을 긴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5~6개월에 한번씩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산층 수요는 시장에 맡기고 ▲(분양가상한제 등)가격 통제를 풀고 ▲변화하는 수요에 준비해야 하는 정책과제를 차기 정부에 넘겨주게 됐다는 분석이다.

◆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규제 =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6일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이 쏟아졌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노무현 정부는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했지만 정부가 의도한 처분효과보다는 양도세 전가현상과 주택증여, 거래감소 부작용만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이 무주택자인 첫 주택 구매자(FHM·First Home Buyer)에게 맞춰져 있어 질좋고 넓은 주택으로 옮기려는 유주택자의 교체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트리플 오류’에 빠진 부동산 정책 = 민간연구기관·단체들은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트리플 오류가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첫째 오류는 정부가 초기에 주택가격을 잡지 못해 분양가가 올라가자 1가구 2주택 보유세 강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썼지만 미분양 사태로 악화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미분양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자의 분양가 인하와 함께 주택관련 세제의 완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주택 수요자들이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으로 주택 구입을 미룬 탓에 전세 거주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상승을 유발하고 있는 것도 정책 오류로 지적된다. 양도소득세율을 최고 60%로 올린 것도 투기억제라는 순기능은 있지만 주택거래 감소라는 잘못된 흐름을 만들었다. 김 연구위원은 “양도세율 조정과 양도차익에서 물가상승률 부분을 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