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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만만년 아리수 맑은 물을 머금은 들판이 이제 그 고이 간직했던 몸을 열어 새로운 큰 마을을 잉태시키려 합니다.”

서울 강서구민은 올 정월 대보름 이렇게 달을 보며 빌었다. 마침내 ‘바람직한 마곡지구개발 계획’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10월2일 열린다. 강서구 마곡지구를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이라고 한다. 그 의미는 마곡지구를 개발함으로써 서울이 도시로서 완성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침체에 빠진 한국을 다시 한번 도약하게 하기 위해서 서울은 무엇을 새로 만들고 보태야 할 것인가. 이것에 대한 대답이 마곡지구 개발의 방향이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마곡지구는 여기에 대한 대답을 줄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첫째, 지리적 조건이다. 강서구 마곡지역은 한국의 전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서울·인천·경기 삼각의 중심 접점에 있다. 여기에 남북 관계가 좋아진다면 북한의 개성권까지 포함해서 사각의 중심에 있다. 둘째, 이미 공항·공항철도·지하철·고속도로 등 교통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다. 한강 뱃길로는 서해까지 나갈 수 있다. 셋째, 한강을 시민 생활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서 마곡지구의 워터프런트 계획은 그 시범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한국과 서울의 제2차 한강의 기적이 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 동력을 마곡지구에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서울에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서울에는 국제화된 구역이 없다. 또 21세기 한국이 도달한 도시설계와 건축기술의 수준을 보여 줄 만한 곳도 없다. 마곡지구에는 현재 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견인해 낼 첨단산업 연구개발의 산실이 필요하다. 이미 새로운 산업이 된 세계 최고수준의 의료기관도 있어야 한다. 회의·전시·문화·예술·공연·관광·쇼핑은 당연히 있어야 할 산업이다.

그리고 이 신도시는 특히 환경친화형의 미래도시가 돼야 한다. 그러자면 태양열 또는 풍력을 이용한 에너지공급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도시가 되지 않고는 미래도시의 경쟁대열에 설 수가 없다. 여기에 현재 세계의 정보기술(IT)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이 사실은 금속활자를 세계에서 처음 발명한 지식산업의 원천국가임을 말하는 지식산업박물관과 소규모 사설박물관, 개인소장 문화재를 한 데 모아서 박물관단지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물론 앞에서 말한 모든 것을 이곳에 담을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21세기 서울의 도시경쟁력 성패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마곡에 붙어 있는 김포공항은 우리나라 국내선의 중심공항이자 국제공항이다. 김포~도쿄 하네다 노선에 이어 김포~상하이 노선이 10월말에는 신설된다. 인천공항이 세계로 열린 공항이라면 김포공항은 동북아시아로 열린 공항으로 서로 기능을 분담할 것이다. 이제 외국 손님들은 복잡한 시내까지 가지 않고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마곡에서 업무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은 지금 2008올림픽을, 상하이(上海)는 2010엑스포를 유치하면서 세계적 도시경쟁대열의 선두 다툼에 나섰다. 일본 도쿄(東京)는 2016년 올림픽을 유치해 세계 최고의 도시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서울은 마곡개발로 제2차 한강의 기적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 또 본격 개발 이전에라도 이미 갖추어진 교통인프라를 활용해 2008베이징올림픽, 2010상하이 엑스포로 몰리는 손님을 잠깐 머물게 하여 쇼핑과 공연을 즐기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마곡지구를 세계와 국내시장에 상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도현 / 서울 강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