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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뉴타운發’ 전세대란 우려
파이낸셜뉴스 2007-09-20 17:15:00


오는 2008년 서울 강북·강서 지역에 ‘뉴타운 발 전세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정책에 따라 올해 뉴타운 내 재개발 구역들이 줄줄이 사업인가를 받아 내년에 착공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하지만 착공에 따른 뉴타운지역 거주자들 이주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신규 입주물량은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20일 서울시 및 자치구에 따르면 사업시행인가 후 관리처분인가만 남아 내년 착공 예정인 강북·강서지역 뉴타운은 성동구 왕십리, 강북구 미아, 마포구 아현, 강서구 신월·신정, 서대문구 가재울, 동대문구 전농·답십리 등으로 총 2만5000여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종로구 돈의문, 동작구 노량진, 강동구 천호, 영등포구 영등포, 강서구 방화, 성북구 이문·휘경 뉴타운 등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는 뉴타운까지 감안하면 철거되는 가구수는 최대 5만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마디로 원주민들의 ‘이주 엑소더스’가 시작되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도 중요하지만 한꺼번에 이주수요가 몰리게 되면 전세대란이 빚어질 것”이라며 “관리처분인가 조절을 통해 이주수요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북지역, 2만5000여가구 대이동 준비

현재 서울지역에서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뉴타운은 1차의 은평구 은평, 성북구 길음, 성동구 왕십리 3곳을 포함해 2차 12곳, 3차 11곳 등 총 26곳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강북지역이며 구역별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내년부터 착공이 들어갈 예정인 주요 뉴타운은 20일 기준으로 6곳이다. 지난 4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서대문구 가재울 뉴타운 3·4구역은 정비계획 신청서 기준으로 거주가구수가 각각 4541가구, 4270가구로 총 8821가구이다. 왕십리 뉴타운 2·3구역은 지난 2∼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1구역은 이달 말 사업시행인가 예정으로 거주가구 수는 총 4456가구에 이른다. 아현뉴타운(아현3·4구역, 공덕 5구역) 3688가구, 전농·답십리뉴타운(답십리 12구역, 전농 7구역) 3352가구, 신월·신정뉴타운(1구역2지구) 371가구 등 총 2만4899가구에 이른다.

해당지역 다세대, 연립, 아파트 등 건물만 해도 9766동으로 뉴타운 사업착공과 함께 1만여채의 건물이 헐리게 된다.

2만5000여가구가 뉴타운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내년 이사철에는 강북지역 전세매물의 품귀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뉴타운, 재개발 구역은 11월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어 왕십리, 미아뉴타운 등의 경우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구청 관계자는 “미아뉴타운 8구역은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르면 12월에 철거가 시작될 예정이며 내년 초께는 본격적인 철거와 함께 착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대란 우려, 내년 부동산시장 최대 복병

뉴타운이 집중된 강북이 내년 부동산시장의 복병이자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북지역 뉴타운은 내년이면 대부분 철거를 앞둔 상태여서 원주민들이 대거 인근지역으로 전세를 얻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대선 이후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내집 마련을 위한 대기수요가 전세로 몰리면서 지금도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데다 내년 강북과 강남지역의 입주물량은 1000∼2000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만 가구가 실제 거주를 위해 빠져 나오면 전세대란이 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경기 판교청약에서 떨어진 수요자들이 경기 분당이나 서울 강남에 집을 사겠다고 움직이면서 집값 상승을 유발한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뉴타운사업에서 비롯된 강북지역 이주물량을 과연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이사철과 결혼시즌이 되면 강북을 진앙지로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