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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평미군기지 반환부지에 공원, 국제 규격의 실내 수영장, 종합병원, 경찰서 등이 유치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18일 안상수 시장 주재로 ‘부평미군부대 종합계획보고회’를 갖고 다음 달 행정자치부에 제출할 부평미군기지 활용 계획을 논의했다. 보고회에서는 산곡동 산 15번지 일대 59만㎡의 미군기지와 부영공원을 포함한 주변 미개발지 6만㎡를 더한 65만㎡에 대해 논의됐다.

이날 보고회는 비공개로 진행돼 외부에 구체적인 활용계획안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촌공원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원과 더불어 2014년 아시안게임을 겨냥한 국제 규격의 실내수영장 등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는 자동차학과 관련 대학과 종합의료시설, 수영장, 박물관 등을 검토했다. 반면 부평구는 구민운동장, 야외공연장, 도서관, 어린이교통공원, 사회복지시설, 경찰서 등을 인천시에 건의했다.

일부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보고회에서는 총 65만㎡ 부지에 대해 ‘전체 부지를 공원·녹지로 조성하는 방안’과 ‘절반 정도만 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는 실내수영장, 종합병원, 대학교, 경찰서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두고 참석자간 의견이 충돌했다. 특히 부평공원 맞은편의 신촌공원 부지 위치와 공원 규모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나머지 시설들의 유치 가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지도 참조) ‘신촌공원과 부영공원을 중심으로 한 도시 숲을 조성하는 안’과 ‘신촌공원을 주안장로교회 쪽으로 이동시켜 부영공원과 함께 조성하고 나머지 부지에 각종 시설을 유치하자는 안’이 충돌했다.

한편, 실내수영장의 경우 부평구가 적극적으로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종합병원 또한 시와 구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문제는 미군기지 반환 시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종합병원도 부평구는 병상 과밀지역으로 분류돼 행정 절차 등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시가 유치를 검토하는 종합문화예술회관, 박물관, 도서관 등은 공원시설 내에 들어갈 수 있지만 대학이나 공공청사 등은 별도의 지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인근 철도 선로 이설과 도로개설, 공원 배치 문제 등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활용계획안은 오는 8월 10일경 주민공청회를 열어 공개할 예정”이라며 “부지의 절반 이상에 공원을 조성하고 아시안게임 개최에 대비한 실내수영장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종합병원, 대학 분교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원 조성 등을 위해서는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비용충당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다만 공공시설 유치계획에 포함된 대학과 병원 건립 등에 따른 개발이익금으로 이를 충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18일) 부평구청 중회의실에서는 시민단체 주최로 부평미군기지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자들은 지방자치단체가 반환부지 활용계획에만 치중한 채 정작 중요한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기지 환경문제 지자체 나서야”

인천시민회의 ‘부평미군기지반환 토론회’
지자체 시설유치 등 활용계획에만 치중





인천시와 부평구가 부평미군기지 반환 부지에 대한 활용계획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 조사 등 환경문제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됐다.
특히 미군기지를 조기 폐쇄해 환경성 조사를 실시하고 주변지역에 대해서도 토양오염 조사를 빨리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우리 땅 부평미군기지 반환 및 시민공원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가 18일 부평구청 중회의실에서 개최한 시민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허운영 부산 하야리아부지 환경특위위원장은 우선, ‘반환받는 미군기지를 생명과 평화의 터전으로’라는 의미와 활용 방안의 원칙이 합의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한 “부산 하야리아기지, 용산 기지 등은 환경오염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국방부로 반환받을 수밖에 없게 돼 국민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며 “부평미군기지도 이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또 “국방부가 ‘반환 미군기지 지원 특별법’을 개악해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을 지방자치단체 또는 토지매수자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며, 외교통상부와 국방부에 책임을 추궁하고, 미국의 환경법을 위반하는 미군을 미국헌법에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영근 인하대 법학과 교수는 한미당국의 환경오염치유절차합의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반환계획 날짜로부터 통상 12개월 이전에 조사 절차를 시작해 기초정보 교 환 및 실사(30일), 환경조사 실시(60일), 조사결과 검토(15일) 등 3단계에 걸쳐 105일 동안 조사하는데, 조사기간이 너무 짧은데다가 미군의 비협조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채 교수는 “이 때문에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보다 정밀한 환경조사를 요구해야 하며, 토양환경평가를 정밀하게 실시해 치유비용을 올바르게 추산한 후 반환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자체가 반환부지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성 조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진덕 인천시민회의 집행위원장은 “부평미군기지는 폐차장, 세탁공장으로 이용됐기 때문에 각종 기름과 폐수, 화학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됐을 것”이라며 “인천시가 환경조사 실시 등 실질적인 반환계획 없이 개발논리에 휩싸이며 활용계획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승희 · 한만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