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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매수세 회복…신도시 ‘잠잠’
[2007.06.25 22:53]


“주상복합 30평형대가 12억원에서 10억원으로 2억원이 떨어지는 등 아파트 시장이 확연히 위축되고 있어요. 더구나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될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 분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경기지역에서 ‘버블세븐’ 지역 중 대표격인 성남 분당의 정자동에 있는 한 중개업소 사장은 “분당신도시가 앞으로 집값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탄2신도시 등에서 평당 800만원대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정부 발표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매수세를 차단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1기 신도시 등 동탄2신도시로 매수세 끊겨

분당, 용인, 일산, 평촌 등 수도권 주요 지역 현지 중개업소들은 동탄신도시 발표 이후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10만가구가 넘는 물량에 가격도 기존 분양아파트보다 훨씬 싸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업소들은 간혹 전·월세에 대한 문의만 있을 뿐 매수 문의는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고 했다.

평촌의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10∼11월보다 3∼5%정도 가격을 낮춰 내놓고 있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학군·교통이 떨어지는 곳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 정자동 J공인 관계자는 “이 곳에서 동탄으로 가려는 사람은 없겠지만 밖에서 들어오려던 수요자가 동탄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는 있는 것 같다”면서 “47평형이 13억원에서 2억원 내린 11억원에 나오고 있지만 매수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강남 공급 부족…희소성 부각”

하지만 서울 강남권은 동탄신도시 발표가 매수세를 촉발시켜 가격을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 19평형은 지난달 10억원에서 현재 10억5000만∼10억7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동탄2기 신도시가 강남권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현재는 급매물도 잡기 힘들다”면서 “한 달 전보다 5000만원가량 올랐는데도 매물을 잡겠다는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강남권은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폭을 키우는 형국이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강남3구에서 일반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247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하반기 서울 전체 분양 예정 물량인 1만1337가구의 2.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강남권 공급 물량은 2005년 2894가구에서 2006년 965가구, 올해 411가구로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재건축 규제가 계속되는 한 강남권아파트 공급 물량은 앞으로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공급 부족으로 강남권 아파트의 희소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남권-1기신도시 “양극화 심화할 것”

강남권이 빠르게 지난해 가격을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전문가들은 강남권과 1기신도시 간 가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와중에 중산층 수요자들이 동탄 등 2기 신도시로 눈을 돌리면 분당, 일산 등 기존 1기 신도시는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신도시와 수도권은 공급이 꾸준하지만 가격급등의 핵심지인 강남은 앞으로 공급 부족사태로 가격이 다시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잠실,반포 등 서울 5개 저밀도지구에서 물량이 나왔지만 앞으로 강남은 재건축 규제 때문에 5년내 일반분양 500가구 이상의 단지가 나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재건축이 쉽지 않은 데다 소형 평형 배정에 대한 법 판결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3∼4년간은 공급이 끊겨 수도권에 비해 강남권의 희소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현재 판교와 송파신도시, 용산 외에는 강남권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강남권 공급부족 현상은 집값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강남권과 용산지역 등의 수요는 부유층 자산가들이 몰려가고 중산층은 새로 조성되는 2기신도시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강남권→2기신도시→1기 신도시 순으로 아파트 시장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 정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