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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흥이 뜨고 있다




한미 FTA가 타결되고 중국과도 협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돌면서 중국과 가까운 시흥 시화호 일대에 초국경 개방거점의 신개념 도시를 개발한다는 이른바 ‘서해안권 개발 구상’, 곧 서해안권을 첨단산업의 메카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시흥 주민을 들뜨게 하고 있다.

한중 FTA 체결되면
시흥이 거점도시 된다

사실,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특히 한중 FTA가 체결되면 시흥･인천권역은 개방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시퍼런 수도권 규제다.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이들 나라들과의 규제 격차를 좁히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의 기업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반대로 한국 기업의 미국행과 중국행을 부추겨 한국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초국경 개방거점이니 서해안권 종합발전계획이니 하는 것들이 별로 와닿지 않는다.
시흥은 본디 아름다운 바다경관과 시원한 전망, 낙조로 이름난 수도권의 명승지다. 중국과의 FTA 체결이 아닐지라도 서해안권의 개발거점지역으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시흥시 정왕동에는 10만평 규모에 이르는 옥구공원이 있다. 승용차 35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에, 드넓은 인조잔디 축구장과 꽃밭, 바다와 인접한 쪽으로는 해발 95m의 아담한 동산이 있고, 전망대부터 인공연못에 이르기까지 정원에 관련된 모든 것이 있다.
남루하게 찌든 일상을 잠시 벗어나 지친 심신을 추스를 수 있는 수도권의 최적의 가족 나들이 장소로 시흥만한 곳이 없다. 흐드러진 벚꽃도 이제 가는 봄과 함께 지고 있다. 시흥 월곶은 이미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알려진 낙조가 기막히게 아름다운 명소가 된지 오래다. 샛강과 갈대밭, 옛 염전터, 편리한 시설 등이 어우러진 수도권 유일의 호젓한 해안 관광지이다.
월곶을 거쳐 옥구공원에 가보자. 고향동산이라는 테마정원에 들르면 시골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텃밭과 장승, 약초농장, 널뛰기 시설 등을 만날 수 있다. 해안가 마을 특성에 맞는 풍어제 제단, 물레방아 쉼터, 전통 우물 등도 볼만하다.
무엇보다 옥구공원의 뛰어난 자랑거리는 ‘경관’이다. 철 따라 꽃이 흐드러지는 동산엔 요즘 벚꽃과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마치 꿈 속의 동화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을 받게 된다. 정상의 정자에 오르면 바다 건너 송도 신도시가 한눈에 들어오고, 일몰 때면 붉은 낙조가 장관을 이룬다.

낙조가 아름다운 시흥 바닷가
먹거리도 소문난 수도권 관광지

옥구공원 바로 옆 오이도에는 탁 트인 바닷가를 따라 해안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등대 모양의 빨간색 전망대에 오르면 시화호 방조제와 대부도, 송도 신도시의 경관을 눈 아래로 감상할 수 있다. 썰물 때면 갯벌에 들어가 조개잡이를 할 수도 있다. 요즘엔 주꾸미가 제철이다. 각종 회와 바지락 칼국수도 오이도를 대표하는 진미다.
시흥시는 오이도와 옥구공원, 월곶포구 일대를 종합관광벨트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이도와 옥구공원은 원래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됐다. 옥구공원에 설치된 숲속교실은 견학오는 어린이들로 줄을 잇는다. 주말과 휴일이면 인근 인천과 안산, 수원, 서울에서 찾아온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빈다.
볕 좋은 봄날 하루쯤 소금기 섞인 맑은 바닷바람과 바닷내음으로 마음속의 번뇌와 생활의 고달픔을 씻어내기 위해 시흥을 찾는 나들이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래저래 시흥의 지명도가 갈수록 뜨고 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 아름다운 고장 시흥이 서해안권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초국경 개방거점 도시, 첨단산업의 메카로 개발되면 혹 경관을 헤치게 되지 않을가 하는 점이다. 현대생활에서 도시인들은 힘겹고 삭막하고 외롭다. 수도권 주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나들이 명소가 행여 개발의 손톱에 할퀴어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잃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흥시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만전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정왕동사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