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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퓰리즘을 쫓을 수밖에 없는 정치적 상황

<펌글참조> 문화일보

요즘 서울 강남과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값이 하향세를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 들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하던 집값이 하향세로 돌아서자 자연히 내년 새 정부가 들어설경우는 어떻게 될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내년’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시중의 분위기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여러 후보들 가운데야당인 한나라당 지도자들이 여론 지지도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결국 연말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것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시장친화적 정책을 선호하는 만큼 노정권의 부동산정책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로 연결되고 있는것이다.

그럼 본론부터 들어가 보자. 내년 집값은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오름세로 돌아설 것인가.

일부에서는 현재처럼 계속 떨어지지만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몇달째 추락하던 집값이 최근 들어 옆걸음질치며 ‘눈치 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내년까지 몇달만 버티면 다시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판세 읽기가 떠받치고 있는 논리다.

반면 현재의 집값 하락은 이제 하나의 추세로 고착되고 있으며,이는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20일 한 야당 지도자가 자기네가 집권하더라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를 당분간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대단히 시사적이다.

물론 이는 정치인의 공약이니 상황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보다 관심을 끌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 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걸어놓은 ‘주택가격 폭등의 진실, 그리고 해법’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물론 이교수는 순수 학문적 차원에서 시장을 분석하는데 머물고 있지만생활인으로서의 필자는 자연히 집값의 향방에 초점을 맞춰 글을 읽고 해석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내년 부동산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가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폐지나 대폭적인 완화를 강행할 경우지금껏 숨죽이고 판세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집값 상승을기대할 것이며 서민들도 이 때 집을 팔면 손해라는 생각에 같은행동패턴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다음은 물어보나마나다. 다시금 집값 폭등이다.

반대로 종부세를 존치한다 해도 부동산 위기는 변함 없다는 게그의 주장이다. 새 정부에서 종부세 등 보유세가 제대로 정착될경우 사람들은 그때 비로소 집값에 거품이 끼어 있음을 새삼 인지할 것이며 자연히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권은 어떤 선택을 할까. 누가 되든 선택은뻔하다. 그들 역시 노 정권처럼 집값 폭등으로 경제를 망친 주범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원치 않을 것이다.

‘서민의 경제적 능력으로도 안정된 주거 공간을 확보토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는 명제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들은집값 폭등보다 그 반대쪽을 선호할 것이고, 다만 거품 붕괴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여타 규제를 완화하는 파인 튜닝(미세 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또 하나 이 교수의 논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개념이다. 재화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당연한 일이나 부동산 시장은 조금 다르다. 집은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은 수요가 몰린다. 집값 상승으로 그만큼 ‘투자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게되고 이런 행동은 더욱 더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공급을 줄인다는 이야기다. 생각지도 못한 역효과다. 새로운 주택 건설과 공급만큼이나 핵심적인 대목이다.

따라서 문제는 어떻게 주택의 수익률을 낮출 수 있느냐이며, 그최선의 방법은 종합부동산세를 위시한 보유세를 통해 보유 비용을 높이는 것이라고 그는 진단하고 있다. 자, 이런 논리가 시장에서 타당성을 획득할 경우 내년 집값은 어떻게 전개될까.[[이신우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