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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70, 강북불패의 새로운 신화는 창조되는가.

조인스닷컴. 2007.4.25 일평경제연구소 소장 정 상


단위가 붙지 않아 제목만으로는 내가 무엇을 말하려는 지 다들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단위로 ‘환’을 사용하면 이것은 320환 대 70환이 된다. 이 비율은 1960년 당시 서울 불광동 어느 한 지역 지가와 현재의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가 들어있는 지역의 지가를 실제 토지구입에 나섰던 사람의 말을 빌어 단순 비교해 놓은 것이다.




경기도 양주에 살고 있는 전 건축업자 김진식(67)씨에 따르면 당시 자신은 불광동 소재 토지 약 4000여 평을 평당 320환에 팔았다고 했다. 그리고 새로운 토지를 구하러 다니던 중 현재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가 들어서있는 즉 현재의 봉은사 절이 있는 앞쪽 지역의 토지를 답사하게 되었는데, 당시 가격이 평당 70환이었다고 한다. 당시 이 지역(현재 무역센터 자리)은 강물이 넘나들었다고 하니 가히 그 때의 정경이 그려진다.




그러나 과거의 영화는 역전되어 양 지역의 지가 절대 비교치는 낮게는 1: 100, 높게는 1: 1,500이 되어 있다. 당시 4.5:1이던 것이 역전된 것도 것이지만 양 지역의 지가 갭이 엄청나게 벌어져 있다. 이런 비교는 사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보다 쉽게 두 지역을 비교하면 대로에 접한 토지를 기준으로 할 때, 삼성동: 불광동의 경우 어림잡아 평균 1억5천만 원: 1천만 원이 될까 말까 하다.




물론 이 같이 지가에 대역전이 일어난 것은 서울시가 소위 ‘영동(강남)개발(영동 제1지구 구획정리사업, 428만평, 영동 제 2지구, 365만평)’에 나서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정작 영동(강남)을 개발한 이유가 처음에는 경부고속도로 용지를 무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니 참 재미있다.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나서면서 토지보상재원이 없자 영동개발에 본격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린 이 말을 우화처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서울지역 개발 신호탄을 울린 것은 당시 화성백화점을 경영하던 기업가 박흥식이 제일먼저 제의했던 모양이다. 당시 박흥식은 불광동에서 수색에 이른 지역의 신도시 구상과 남서울 신도시 구상이라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후 이 계획안은 여러 차례의 성숙과정을 거처 최종 영동지역 지구단위계획사업이 1-2차 걸쳐 시행됨으로써 현재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영동개발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나, 그 문제는 뒤로 제처 두고 지가의 순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7,80년대 이루어진 강남신화는 현재까지 강남불패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신화는 언제나 영원하지 않다. 이제 머지않아 남북한이 통일되는 등 새로운 개발호재가 등장할 것이고 이 경우 새로운 강북불패의 창조 특히 의정부, 파주, 양주, 포천, 동두천, 전곡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붐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이미 그 초석 하나가 놓였다. 경원선의 복선 전철화가 그것이다. 사실 북한 김정일은 남북철도 연결 문제를 논의하면서 경원선의 연결을 강하게 희망했던 모양이다. 사실 경원선은 국도 3호선과 같이 국토 중앙을 달리는 노선이다. 그러나 경의선이나 동해선이 국토의 동서 양 끝단에 치우쳐 있다. 이 외에도 그 동안 소위 군사보호구역이라 하여 각종 규제에 시달리던 이 지역이 미군의 재배치 계획과 함께 많이 완화되고 있다.




현대전이 첨단무기를 토대로 벌이는 경제전이라는 점에서 우리 군이 각종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설치한 소위 벙커들을 이제 제거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이후 각종 산지개발에 숨통을 터준다면 서울의 현행 지가구조 역시 크게 변화한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강남불패의 신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럴 소지는 충분히 있다.




강․남북 간의 지가 비율 즉 320환 대 70환, 이 정도의 비율로 지가가 또 다시 역전되는 것은 그리 먼 훗날이 아닐 듯 하다. 그러나 현행 부동산 관련 법제가 정착되면 더이상 대한민국 그어느 곳에서도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창조될 수 없다. 이 경우 참여정부가 가장 실패했다고 질타를 받고 있는 부동산 정책이 가장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