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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최대 피해자는 1주택자”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현진권 아주대교수 발표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보유세 강화는 부동산 가격안정의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아닙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인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세금이 부담되면 강남주민들은 집 팔고 이사가면 된다”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15일 발언을 정면 반박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세금 정책을 비판했다.

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미나실에서 열릴 정책토론회에 앞서 공개한 발제문을 통해 “보유세를 강화하면 다주택 소유자는 세입자와 매수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반면 1가구 1주택 가구는 본인부담이 되므로 보유세 강화정책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종합부동산세 대상자 중 30%에 해당하는 1주택 보유자가 정책의 실질적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현 총장은 “주택은 그 위치에 따라 이웃간의 사교, 클럽활동, 여가생활 등 한 가구의 삶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택가격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주택 이전을 통해 자본 이득을 취하지 않고 계속 살고 있는 것”이라며 “주택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며 주택 이전에 따른 개인의 심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총장은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산정 기준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의 주택가격은 연소득과 비교해서 너무 높다는 특징이 있으나 부동산 세부담은 소득보다는 주택가격에 따라 산정하기 때문에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유세 산정 기준에 있어서 막연히 미국을 기준으로 1% 유효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 보유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게 되는 정책”이라며 “한국의 주택가격은 연소득과 비교해 서울의 경우 8.8%인 반면, 미국의 경우 2.7배라 미국을 벤치마킹해 주택가격 대비 세금 부담을 똑같이 유효세율 1%로 한다고 해도 소득 대비 세부담 수준은 서울시민이 미국시민들에 비해 3.3배 높은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현 총장은 또 “부동산 가격안정은 공급정책과 함께 추진해야 효과가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2002년 수도권 공급물량을 24% 늘림에 따라 2004년에 매매가격이 약 3% 하락했다”며 “부동산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건설산업의 많은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나 오히려 정책은 부동산 원가공개 등과 같은 규제만 높아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 사무총장은 또 “거래세인 등록세 및 취득세의 명목세율이 과거 5%에서 2%로 인하됨에 따라 거래세 부담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과세기반이 실거래가액으로 바뀌면서 실제로는 부담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현 사무총장은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투기세력과의 전쟁이 아닌 시장기능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부동산 정책은 계층간 갈등이 아닌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기’라는 단어는 경제적 용어가 아닌 비과학적이고 감정적인 용어이며, 경제정책은 ‘헌법만큼 바꾸기 힘든 정책’이 아니다”면서 “특정 수요계층에 대한 감정적인 정책집행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