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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익 다 환수하겠다는데 … [중앙일보 사설 2006.3.25]

노무현 대통령이 23일'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재건축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익을 다 환수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발표될 주택가격 안정대책에는 강도 높은 재건축 이익 환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생기는 것은 양질의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기세력이나 가수요는 이익이라는 맛있는 음식에 꼬이는 파리인 셈이다. 파리가 무섭다고 음식을 안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원칙적으로 따지자면 자기 땅에 도시계획법 및 건축법을 지켜 건축물을 짓는 것은 사유재산제도가 보장하는 권리다. 재건축 때문에 손해를 본다고 나라가 보상해 줄 것이 아니라면 이익을 남겨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국가는 양도 차익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매기면 된다. 또 재건축으로 인해 도로나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에 부담이 생긴다면 기반시설부담금을 부과하면 될 것이다. 재건축 조합원이 일반분양자에게 건축비를 전가한다는 것도 잘못된 논리다. 조합원은 자신의 아파트 토지 지분을 파는 정당한 거래에 의해 건축비를 충당하는 것이다. 땅값이 공짜가 아닌 한 조합원이 공짜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재건축이 용적률 높이기로 돈을 번다는 것도 정확한 이야기가 아니다. 재건축 아파트라고 해서 도시계획법의 용도지역이 정한 용적률을 어길 수 없다.

재건축 이익을 다 환수한다는데 어떤 방법으로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재건축 아파트를 팔지 않고 조합원이 자기 집에 들어갈 경우 아무리 집값이 올랐다 하더라도 그것은 미실현 이득이다.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는 이미 위헌으로 명시된 전례가 있다. 재건축으로 인한 개발이익은 나중에 그 집을 비싼 값에 팔았을 때 양도세로 거두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재건축을 범죄시해 이로 인한 이익에는 따로 꼬리표를 붙여 환수하겠다는 것은 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을 줄여 기존 아파트 값을 올리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