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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푸르고 깨끗한 하천 만들기’
2008년이면 4곳에 맑은 물이 졸졸
승기·굴포·장수·공촌천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
곳곳에 원두막·산책로·갈대숲… 시민들도 동참




29일 오후 인천 남동공단과 연수택지지구 사이를 흐르는 승기천. 스산한 날씨만큼이나 황량한 분위기였다. 둔치에는 시든 억새와 온갖 잡풀들이 뒤엉켜 누워 있고 인적도 거의 없었다. 시커먼 색깔의 강물에는 기름때가 둥둥 흘러 다녔고 바람이 불 때마다 간간히 썩은내가 풍겨나왔다. 얕은 강바닥인데도 속이 전혀 들여다 보이지 않았다.

이곳이 과연 인천시 계획대로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철새가 날아드는 맑은 강물이 될 수 있을까?


인천시가 하천 살리기 사업에 한창이다. 2003년 5월 ‘푸르고 깨끗한 하천 만들기 종합계획’을 세우면서 본격화된 이 사업은 물이 마르고 오염이 심각한 인천지역 31개 소하천 가운데 우선 승기천, 굴포천, 장수천, 공촌천 등 4곳〈위치도〉 총 26.05㎞를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겠다는 내용이다.


2008년말까지 1147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하천별로 지역 특성 등에 맞춰 개발하기로 했다. 승기천은 ‘도심속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 굴포천은 ‘자연과 이야기 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 공촌천은 ‘창포꽃 하늘거리는 하천’, 장수천은 ‘반딧불이와 함께 하는 하천’이다.


시민들의 참여도 적극적이어서 모두 115개 시민단체들이 ‘하천살리기 추진단’을 구성하고 4개 하천별로 정화작업이나 주민 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천 살리기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본다.


◆승기천


남동구 구월농산물도매시장~남동공단 유수지 사이 6.2㎞가 대상이다. 올 연말까지 설계를 끝내고 내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 강 바닥을 준설한 뒤 인근 만수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끌어와 물을 대고, 피라미가 살 수 있는 3등급 수질을 유지하겠다는 게 목표다. 6곳의 여울과 3곳의 징검다리, 3곳의 습지도 생긴다. 또 2.3㎞의 개나리 울타리와 철새를 위한 갈대군락지도 조성한다. 그 사이 사이에 8곳의 원두막과 80곳의 자연석 통의자, 생태관찰장소를 설치해 시민들이 쉬게 할 계획이다.



▲ 물이 오염돼 거품이 일고 있는 굴포천. 2008년 10월이면 생태하천으로 바뀌어 물고기가 뛰어놀게 된다/김용국기자

◆굴포천


부평구 청천동~부천시 상동 소사천 지류를 흐르는 13.95㎞가 대상이다. 이곳에 물을 공급하는 시설은 지난 7월 완공됐고, 지난 3일 자연형 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공사도 시작됐다. 이곳에는 물고기 서식지가 생기고, 생태습지가 복원된다. 걸어 다니며 곳곳에서 습지식물 군락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갑판식 전망대도 들어선다. 물을 즐길 수 있는 친수(親水) 광장과 계단, 징검다리, 산책로도 생긴다.


◆공촌천


서구 공촌동 계양산 자락~서구 경서동을 흐르는 4.3㎞가 대상이다. 지난해 설계를 끝내고 지난 14일 공사를 시작한 공촌천에는 인근 공촌정수장의 원수나 공촌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끌어들이게 된다. 이곳에는 물고기 서식지뿐 아니라 철새들을 위한 서식지도 마련된다. 창포 군락지가 생기고 붓꽃, 물억새, 부들, 갈대 등이 하천길을 따라 심긴다.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공간도 계획돼 있다.


◆장수천


남동구 장수천~해양생태공원 사이 1.6㎞가 대상이다. 장수천은 2004년 1단계 자연형 하천 복원작업을 마쳐 인천에서 가장 수질이 좋은 하천이다. 최상류에서는 버들치, 참게 등 1급수 서식종이 산다.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오는 하류에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 사는 가숭어 등의 어류가 발견된다. 이곳에는 징검다리와 여울,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갈대숲 등이 이미 만들어져 있다. 내년부터 시작할 2단계 구간은 바닷물과 맞닿는 곳으로 콘크리트 대신 진흙 등을 이용한 강벽을 만들고, 주위에는 수생식물 군락지와 자전거 도로 등을 만들 계획이다.





최재용기자 jychoi@chosun.com

입력 : 2006.11.29 23:14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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