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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분양가 24%인하 효과 미미

[파이낸셜뉴스 2006-11-21 17:48]


정부는 11·15부동산 대책을 통해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를 24% 전후로 낮춘다고 밝혔다. △공공택지 공급 가격을 10% 내외로 낮추고 △사업기간을 줄여 보상비와 금융비용 부담을 6% 내외로 줄이며 △용적률 및 녹지율을 조정해 8% 내외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감정가로 공급하던 택지를 조성원가의 90∼110%에 공급하고 △신도시 평균 용적률을 175%에서 191%로 높이며 △녹지율도 평균 31.6%에서 27.2%로 낮추기로 했다. 여기에 기존에 민간 건설업체가 부담했던 기반시설 설치비도 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할 계획이어서 분양가 추가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런 정부의 계획이 여러 모로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24%라는 수치에 대해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정부가 분양가 인하 목표로 제시한 24%라는 것은 확신할 수 없는 수치”라면서 “단지별 편차가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시 개발기간 단축 효과 ‘작다’

우선 사업기간 단축을 통한 분양가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본적으로 이미 잡힌 신도시 계획만 봐도 사업기간 단축 효과는 미미하다.

평균 1년∼2년6개월 사업기간을 단축해야 6%대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서울 송파신도시, 경기 판교신도시, 동탄신도시, 파주신도시 등은 사업기간이 아예 단축되지 않았고 경기 김포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는 6개월, 광교신도시의 경우 3개월만 사업을 앞당기도록 했다.

앞으로 신도시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반대 여론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

통상 신도시는 지구지정 후 입주까지 7년6개월이 걸린다. 이를 정부 목표대로 1년에서 2년6개월 정도 단축시키기 위해 건설교통부는 ‘지구지정-개발계획 승인-실시계획 승인’의 3단계인 택지개발 절차를 ‘지구지정+개발계획-실시계획 승인’의 2단계로 줄이기로 했다.

또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사전환경성검토(지구지정)와 환경영향평가(실시계획)를 연계해 중복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를 면제하도록 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환경부도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고 환경단체들도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신도시 개발기간을 줄이기 위한 계획들이 역풍을 맞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하고 용적률과 녹지율을 조정하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경실련 등과 함께 무분별한 신도시 개발 및 수도권 과밀화에 반대하는 다양한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적률, 녹지율 조정 등 걸림돌 많아

용적률은 높이고 녹지율은 낮추는 계획도 여의치 않다. 이미 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판교신도시나 동탄신도시, 파주신도시 등은 용적률과 녹지율 변경 계획이 없다.

또 송파신도시의 경우도 용적률을 208%에서 214%로 6%포인트만 높이고 검단신도시도 174%에서 185%로 11%포인트만 상향시킨다. 신도시 전체 평균 용적률 인상치인 16%에는 훨씬 못 미친다. 그만큼 정부 계획인 8%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보긴 힘들다는 얘기다.

기반시설 부담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낸다는 계획도 지자체의 반대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분양가 인하 방안으로 광역 교통시설 등 기반시설을 정부와 지자체, 사업시행사와 나눠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자체와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고된다. 가뜩이나 재정상황이 어려운 지자체들이 기간시설투자비를 선뜻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

조주현 교수는 “특정 지역의 기반시설을 수혜자가 아니라 정부 세금으로 내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