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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천을 세느강으로

최제영 기자 jyc@kihoilbo.co.kr

안산】요즘 안산시내를 가로지르는 안산천 일대에 잉어와 숭어떼가 대거 출몰해 시민들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장마때 시화호 물이 안산천으로 유입되면서 함께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어종은 갓 태어난 치어에서부터 어른 팔뚝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시화호와 연결된 하천은 안산천과 화정천 등 2개의 하천이 있는데 이들 모두 안산시내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약 10km에 이르고 있다. 안산천과 화정천이 합류되는 시화호 입구(호수마을 아파트 및 행복한마을 아파트 옆)에 물이 빠지는 오전 6시께 잉어와 숭어떼를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오히려 물보다 잉어나 숭어가 더 많다고 보면 된다”며, “수백 t 고기가 하천을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천 상류라고 볼수 있는 월피동 안산1교 쪽 역시 잉어떼가 한가로이 노는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시화호 입구는 물이 빠지더라도 수심이 2m 이상이지만 안산천은 50cm 정도로 바로 눈 앞에서 잉어떼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안산시내 곳곳에서 벌어지자 주민들은 시간만 나면 하천에 나와 잉어를 관찰하며 사진을 찍고, 동영상 촬영에 분주하다. 주민들은 `혹시 이들 잉어를 잡는 몰지각한 사람이 없나' 감시를 하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안산의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찬스'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산시 쪽은 안산천의 잉어떼 출몰에 대해 자연생태공원 마련 등 전향적인 의견표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계천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숨쉬는 하천을 시민들에게 돌려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신성시된 적이 있다. 안산은 청계천처럼 막대한 돈과 시간을 허비치 않더라도 자연생태 철학만 있다면 얼마든지 전국적인 명소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 안산천을 세느강로 만들자는 시민들의 숨소리가 안산시 관계자에게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기호일보 입력 : 2006년 09월 18일 15:5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