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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꾼들은 웃는다…“정부 믿으면 바보‥
3000만원 떨어졌다 3억 오를 것”

[쿠키뉴스 2006-05-24 20:49]


강남 사설 부동산학원 르포[쿠키 사회] 2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의 한 사설 부동산 학원. 정부가 집값 상승이 심해 '버블 세븐'으로 지목한 강남 등지에 투자하려는 수강생들로 70여석의 강의실이 빼곡히 들어찼다. 수강생의 3분의 1은 4·50대 가정주부였고 백발이 성성한 퇴직자들과 부동산 투자가 '업'인 '프로'들도 상당수였다. 또 이들의 30%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라고 학원 관계자는 전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의 주제는 '재건축과 재개발'. 서울 암사동의 한 중개업자가 강단에 섰다. 공무원 출신으로 10년전 공인중개사가 됐다는 그는 바로 강남 재건축 얘기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강사는 칠판에 버섯갓 부분을 그리고 그 안에 뉴타운과 이른바 '강남 4개 구'인 강동,송파,강남,서초를 그려넣었다. 이어 강남을 관통하는 수직선을 그린 뒤 다시 의정부와 상계,세곡,분당을 차례로 표기했다. 그는 "빅 3는 강남 서초 송파다. 그리고 강북 뉴타운과 SH공사(옛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시행하는 공영개발이 있다. 총 3 곳만 바라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그는 저밀도(5층 이하)와 고밀도,택지개발지구 등 3가지로 나눈 표를 그렸다.

"저밀도지구 가격대를 끌고가는 동네는 잠실입니다. 고밀도 지역은 잠원동,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대치동 은마아파트,잠실 주공 5단지죠. 여기만 쳐다보면 됩니다." 강사는 택지개발 지구에 대해선 "개포동과 고덕동으로 집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의의 하이라이트는 재건축 투자의 노하우. 강사는 재건축 대상 지정→추진위원회 구성→시공사 선정→안전진단 통과→조합설립 인가→사업계획승인→동호수 추첨을 단계별로 적은 뒤 해당시세를 적었다. 도곡렉슬의 시세는 재건축 대상 지정때 1032만원이었던 평당가격은 동호수 추첨땐 5362만원으로 5배나 뛰어 있었다.

"사고 팔 수 없는 때가 언제죠?" 수강생들은 일제히 "조합설립인가"를 외쳤다. 뒤이은 "3·30 조치 이후 가장 무서운 게 뭐냐"는 질문에 "개발이익부담금"이란 수강자들의 답변이 돌아왔다.

강사가 개발이익부담금은 추진위가 구성됐을 때부터 입주까지의 이익금 절반을 떼가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한 중년 주부는 "내 집 갖고 내가 이익을 보는데 왜 정부가 빼앗아 가느냐"며 흥분했다. "올해는 괜찮은데 내년엔 잘해야 해요"라는 강사의 얘기에 일부 수강생들은 "선거"라며 귀엣말로 수근거렸다.

'꾼'들에겐 개발이익부담금도 장애가 안된다. 강사는 "사고 팔 수 없는 조합설립인가 전에 빠져나오면 된다"며 "매수자가 고스란히 50%를 물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고 수강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10분 휴식시간에 수강생들은 투자처에 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았다. 강남과 목동에 집을 갖고 있다는 한 수강생은 "버블이라고 얘기하는데 (정부가) 오히려 시세를 속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호가가 떨어진다는 데 막상 가보면 가격이 더 올랐고 부동산에서 팔겠냐고 물어보는 데 무슨 버블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강남쪽에 상가를 갖고 있는 수강생들이 있는 데 모두 강남을 떠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투자처로는 "당연히 강남"이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정부 정책을 믿는 사람이 바보죠.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가 조금 지나면 1억∼2억원씩 오릅니다. 두고보세요." '꾼'들 눈엔 버블 세븐이 '기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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