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그땐(제작년까지) 참 속상했습니다
신문보기가 몹시 겁이났습니다
특히 경제면은 아주 조심스럽게 대강 훑어보다가 버리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애써 외면하면 더 잘 눈에 띄더라구요
세상이치가 그런가봐요
하다못해 고추말리려고 무심코 베란다 바닥에 신문을 펼치니까
공교롭게도 그게 눈에 띄는겁니다. 산본만 하락했다는 당시 경제면의 기사가...

마치 내 자신이 죄인이라도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기사를 보고 난 후면 하루종일 우울했습니다
어느땐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서도 분을 못이겨 손이 덜덜덜 떨리더군요

경기52 남바 택시를 탔는데 나이 지긋하신 기사양반이 애꿎은 저를보고 막~ 핏대를 올립니다
방금 라디오에서 부동산관련 뉴스가 흘러나왔거든요 (그 당시 일입니다 )

8단지 뒷산에 올랐다가도 사실 화가 치민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 뭐야 ! 이렇게 아름답단 말이야 ? "
그렇다면 저 멀리 있어야지...
그러니까 서울에서도 한 100킬로쯤 떨어진 아주아주 후미진곳에 말이야

정말인지 그러길 바랬습니다
그렇다면 그 즉시 꼴찌라는 완벽한 패배를 인정하고 부동산엔 아예 신경 끄고 살아갈 수 있을테니까요

나름대로 위로하려고도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살아가면서 걱정은 필수라고...
그도 아니면 결국엔 죽음이라는 원초적 두려움에 휩싸여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큰 뉴스가 작은 뉴스를 잡아먹는다고
내가 집값에 온 신경을 기울이는 동안 대신 사소한(?) 걱정따윈 잊고 살 수 있을테니까..
잠시 맘이 편해지더군요

그러나 지역차별화를 이슈화한 언론의 장기전은
정말인지 사람 피를 말리며 골병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고상한 철학따위도 약발이 얼마 안가는것이 말입니다

후반전에 들어선 기진맥진한 나머지
내가 전생에 유달리 죄가 많아서인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 죄의 댓가다 치부해버리고 나름대로 편해지려 무진장 애를 썼습니다
그렇게 나 자신과 싸우며 1년여 세월을 가까스로 버틴거죠

그러다 문득 깨닳았습니다
죄의 댓가는 당연히 아픔이어야 한다는 것을...
달리 말해 죄의 댓가로 치부하고 정말로 편해지는데 성공했다면
그것은 요행으로 이미 댓가를 치루는데 있어서 실패한 것이라고...

그래서 남은 세월 충분히 아파하면서 보냈습니다
푸쉬킨의 詩가 전하는것처럼
고통을 잊으려고 하지 않고 달게 받으며 참고 견뎠습니다


아 !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산본 집값이 막~ 오르는 겁니다
요즘엔 5주째 톱을 달리고 있네요
시인의 말대로 기쁨의 날이 찾아 온것입니다

톱을 달리던 신문의 처음주 것은 기분도 좋고 신기하기도 해 특별히 스크랩해뒀답니다

동창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요즘들어 정말인지 더 크고 환해 보이네요
저 요즘 일어나면 제일먼저 신문부터 찾아요~
경제면을 제일 먼저 본답니다

이번 월요일 아침 신문도 기대되네요
거기 산본이 신도시중 1위 했다는 기사가 또 실리겠지요^^

나는 산본이 좋아 살고 있는 진짜 산본사람입니다
나에게 집값이란건 돈의 개념을 넘어서 그 보다 큰 자존심과도 같은 것이지요
마치 우리 애가 좋은 성적 받아온 것과도 맞먹는 말입니다
따라서 감히 저평가란 나의 선택을 무시하는 무례한 행위이지요

요는 그동안 나는 정직한 사회에서 살고싶었던 겁니다 제발 말입니다
70 이면 더도말고 70 만큼은 반드시 인정받는 사회말입니다
그래야 화병이 안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