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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 수요 뚝 끊겼다

[매일경제 2006-04-24 17:02]

대전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K씨는 최근 서울로 직장을 옮겼다. 대전에서 소문난 알부자인 K 씨 어머니는 돈 걱정은 하지 말고 교육환경이 좋다는 대치동에 집을 구 하라고 지시(?)했다. 이 말에 K씨의 아내는 대치동 중개업소 몇 곳을 들렀으나 "지 금은 기다리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K씨는 전셋집을 구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일산 대화동의 L씨. 지난해 광화문에 있던 직장을 강남역 인근으로 옮긴 뒤부터 출 퇴근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참다못한 L씨는 무리해서라도 강남으로 옮길 결심을 했다. 하지만 은행에 갔더니 정부의 대출 제한 때문에 1억5000만원 이상 대출은 곤 란하다는 말을 듣고는 발길을 돌렸다.

◆ 대출제한으로 수요 감소 =

"하루에 10건 정도이던 매수 문의가 한두 건으로 줄었어요."

대치ㆍ도곡동에 비해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역삼동 대림e편한세상 인근 K부동산 관계자의 얘기다.

이곳 중개업소들은 지난 3월 말 정부가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해 총부채상환 비율(DTI)을 적용해 대출을 제한한 게 수요를 줄였다고 입을 모은다.

인근 L부동산 전 모 소장은 "전화 문의가 3분1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했고 J부동산 황 모 중개사는 "절반 정도로 매수 문의가 줄었다"고 했다.

S부동산 최 모 중개사는 "계속 상승하던 집값이 최근 들어 소강상태"라며 "DIT 영 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 "너무 올랐다" 분위기 확산 =

도곡동길을 두고 역삼동에 닿아 있는 도곡렉슬과 인근 동부센트레빌도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동부센트레빌 인근 M부동산 김모 중개사는 "'너무 올랐다'는 저항심리가 있는 수요 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도곡렉슬 단지 내 L부동산 이모 대표는 "최근 상승세가 너무 가팔랐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며 "정부에서 가격을 떨어뜨려 준다 고 하니까 기다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도곡렉슬과 동부센트레빌의 구매층은 자산가들이기에 대출제한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지역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 추가 어디로 갈까 =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공급 매물이 끊긴 상태에서 수요도 크게 줄어 위축된 상태 다.

줄어든 공급이 호가 위주 시장을 형성하면서 아파트 가격을 크게 끌어올렸다면 줄 어든 수요가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거리다.

과거 정부대책이 나올 때마다 단기간 소강상태를 거친 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지 또는 수요 감소가 보유세 상향과 맞물려 아파트 가격 안정을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