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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경제지 조사에 따르면 세계 최고로 비싼 아파트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에 있는 지상 80층짜리 쌍둥이 주상복합 건물인 타임워너센터란다. 펜트하우스 한 채가 무려 337평에 규모인 이곳은 평당 가격만도 무려 1억3300만원 정도.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동양에서 가장 비싼 곳은 일본 도쿄 도심에 있는 가든힐스라는 곳인데 지금 시세는 평당 6000만선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어디인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삼성동에 있는 아이파크이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하고 명실공히 명품 혹은 최고급 아파트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른 아파트 보다 작게는 몇 배에서 몇 십 배까지 가격격차가 벌어지는 그들 아파트만이 대접받는 이유를 찾아보자.

먼저 각종 편의시설의 접근성, 편리한 대중교통 수단, 강·바다·산 등 자연과 도심 야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뛰어난 조망권과 우월한 지리적 조건 그리고 이에 대한 공급물량의 상대적 희소성, 남들이 부러워하는 인기학군의 배치 등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첨부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만 존재하는 배타적 커뮤니티이다. 강남권에 사는 주부들을 보라. 이들은 부동산을 포함한 재테크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등 관심대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즉 비슷한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 입주자끼리의 공존 커뮤니티는 교육 외에도 사회, 경제, 재테크, 취미활동 등 광범위한 편이며 지역주민들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다.

특히 우리나라만큼 울타리 문화(멤버쉽 문화: Membership)를 선호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이러한 울타리 문화는 외형을 중시하고 고품격을 지향하여 결국 타(他)와 구분을 짓기 위함이 아니던가.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해보라. 이때는 생업에 종사하는 모든 국민이 개별적 이해관계를 떠나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공통의 염원을 모았다. 심지어 먼 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조차 우리라는 공동체를 갖게 되었고 그 응집력은 세계적 관심대상이 될 정도였다.

하물며 개별적 이해관계로 묶인 학연, 지연과 혈연은 어떠한가. 향우회, 동창회, 종친회뿐만 아니라 공동의 취미활동을 위한 친목회, 산악회, 골프모임, 특정 백화점회원, 특정 카드사 회원, 온라인 카페회원 등 특별한 목적하의 모이는 소수무리들의 모임은 더 목적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러한 특정모임들은 보다 자생적이고 구체적이며 보다 유기적으로 진화한다.

이중 지연(地緣)이라는 것은 출생하고 자란 곳을 더 이상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재 살아가고 있는 지역 즉 공존하며 살고 있는 현실의 생활권내 커뮤니티가 더욱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의 가격상승요인 중 이러한 원인이 강하게 잠복되어 있다.

다시말해 부촌(富村)의 가치를 보완해주는 것은 일반적인 가격요소 외에도 입주자끼리 공존하는 고급 커뮤니티와 동질성 확보 등의 요소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아파트가격 상승변수와 더불어 강한 시너지(synergy)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최고급 주거단지라 불리우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렉슬아파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등이 그러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소수무리에 편입하기 위한 초과수요가 항상 대기 중이며 특히 공급부족과 수요대기로 인하여 강남권 내 일부 아파트 가격은 독자적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요소들이 일반아파트시장에서 괴리되어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면 향후 부동산가격 간 개별화 및 차별화가 노골적으로 심화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