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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도심 강남수준으로 재개발
[매일경제 2005/09/01]

◆부동산 종합대책 / 공급대책◆

이번 8ㆍ31 대책에는 관심을 모았던 강북 광역ㆍ공영개발과 뉴타운 등 이른바 '도심 광역 재개발'의 전체 방향도 제시됐다.

핵심내용은 개발구역을 최소 15만평 이상으로 넓혀 광역화하고 공공부문이 시 행하는 재개발 사업지에는 사업시행자 지정요건, 용적률, 층고제한을 완화해준 다는 것이다.

이는 조합이 주도하는 민간 재개발보다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에 혜택을 주어 재개발을 원하는 수요를 자연스럽게 공공부문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강제성이 없어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던 뉴타운사업도 공공부문 주도로 재편돼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건교부 주거환경과 관계자는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심 주거개선에서 공공부문 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근본 인식이 반영된 조치"라고 소개했다.

◆ '공공 재개발' 혜택 늘어

＝노후 단독주택지구를 정비하는 재개발 사업은 최 근 10년간 서울시내에서 건립된 전체 아파트 중 1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한 해 평균 1만1000가구 수준. 게다가 2000년 이후부터는 갈수록 신규사업이 줄어 드는 추세다.

이는 재개발이 용적률과 층고제한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사업진행이 어려운 데 다 구역 내 토지나 주택 소유자 간에 이해관계가 복잡해 원활한 사업추진이 어 려웠던 탓이다.

이번에 나온 광역 재개발안은 '민간조합 주도ㆍ소규모'라는기존 재개발의 단점 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광역 재개발 사업지는 최소 15만평 단위로 지정되고 소규모 재개발과 달리 교통ㆍ문화ㆍ교육시설이 대폭 개선된다.

특히 특수목적고 설립 ㆍ운영 등 교육환경 개선에도 많은 신규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개발비용은 민간자본과 기반시설부담금 등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적극 활용해 공공부문 부담을 가능한 한 줄일 방침이다.

여기에다 공공부문이 시행하는 재개발 사업에 대한 혜택도 파격적으로 주어진 다.

주공이나 지자체 개발공사 등이 사업시행자로 나서는 재개발 사업지는 △사업 시행자 지정요건이 주민 2분의 1 동의로 완화되고 △전용 25.7평 이하 소형평 형 의무비율도 60% 이상으로 낮아지며 △용적률도 50~100%까지 높아진다.

재개발은 법규정상 공공기관도 조합처럼 시행을 맡을 수 있지만 사업이익 등 현실적인 이유로 실제 공공이 시행하는 사업지는 드물었다.

정부는 9월 정기국 회에 특별법(법이름 미정)을 상정해 이르면 연내에 이 같은 제도의 근거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 강북 등 낙후지역, 음지가 양지되나

＝이번 재개발 활성화 조치의 주된 적용 대상은 △강북 △강남권 낙후지역 △뉴타운이다.

따라서 관심은 향후 이들 지역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수 있고 주거지로서의 가치는 어떻게 변할까 하는 것이다.

실제 이들 지역은 재개발안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대책 발표 전에도 집값이 강 보합세를 보였다.

일단 정부안이 예정대로만 시행된다면 지지부진하던 뉴타운 등 도심재개발 사 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주민간 이견 때문에 재개발이 지지부진 하던 사업장 가운데는 공공부문에 아예 개발을 맡기는 경우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교통이나 교육이 개선되면 주거지로서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한 일. 학원 가가 발달한 중계동의 경우 강북이지만 아파트 평당시세가 1500만원을 넘고, 신규 개발된 마포 상암지구 역시 30평형 아파트가 6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기반 시설 개발은 곧 주거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특수목적고 설치와 용적률 상향조정 등 광역재개발 활성화 조치에는 집값 상승 에 직결되는 요소가 대거 포함돼 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우선 서울시와 건교부가 광역개발의 주도권을 놓고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특별법이 올해 안에 제정된다고 해도 실제 적용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얼마 전 한나라당 모 국회의원이 건교부 장관에게 뉴타운과 재개발에 대한 논 란을 벌이다 욕설을 내뱉은 사건에서 보듯 이 부분에 대한 이해관계는 복잡하 게 얽혀 있다.

'15만평'이라는 광역개발의 하한이 적정한지도 의문이다.

면적이 작아 기반시 설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과거 30만평 규모로 수도권에서 진행됐던 토지구획정리사업 역시 '난개발'이라 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기반시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50만~100만평 규모로 광 역개발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