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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55평형에 사는 김모씨는 요즘 ‘표정관리’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있지만 김씨의 경우 지금 당장 집을 팔아도 무려 13억원 가까이 예상되는 양도차익에 대해 단 한푼의 양도소득세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파크 외에 16억원을 호가하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48평형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양도세는 제로다. 김씨는 현재 집 두채를 포함한 100억원대의 부동산을 현금화해 해외로 이민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07년부터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50%로 올리고 서민용 투자수단인 재개발·재건축 입주권도 주택으로 간주, 양도세 중과대상에 해당시키겠다고 발표하는 등 연일 부동산 과세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별천지‘같은 일이 가능할까.

해답은 바로 김씨가 ‘조세특례제한법 제 99조’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후 ‘당근’ 조세특례제한법 제99조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신규분양 주택이나 미분양 주택 초기 분양자들에게 이들이 취득일(통상 잔금 청산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해당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전액을 감면(농특세는 감면 제외)해주는 조특법 99조를 시행했다. 단 취득일로부터 5년 경과된 후에 양도 때는 취득일로부터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 금액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소득금액에서 차감토록 했다.

다른 주택을 갖고 있어도 해당주택에 대한 1가구 1주택 비과세 여건이 그대로 적용된다.

실시기간은 98년 5월22일∼99년 6월30일, 2001년 5월23일∼2003년 6월30일(서울 및 경기 과천, 산본,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신도시는 2002년 말)이며 대상은 실시기간 중에 신축주택건설업자와 최초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납부한 가구다.

당시 ‘고급주택’에 해당하는 가구는 혜택에서 제외됐는데 아파트의 경우 고급주택 기준은 ‘양도시 양도가액 6억원 초과, 그리고 전용면적 50평 이상(2002년 10월부터 45평 이상)’이다. 이 기준은 이른바 ‘앤드(and)’ 조건으로 양도가액이 6억원을 초과하더라도 전용면적 기준만 갖추면 고급주택에 해당 안돼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세 한푼 안내는 강남 집부자 수두룩

조특법 99조 실시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급등, 사실상 ‘최고급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조특법 규정에 따라 양도세 감면 혜택을 그대로 누리고 있는 ‘집부자’들이 수두룩 하다.

조특법상 고급주택 기준인 전용면적 50평형은 아파트 분양평수로 치면 60평형대다. 예컨대 타워팰리스 68평형은 전용면적이 49.9평으로 감면혜택을 받고, 아이파크 59평형도 전용면적 47.3평으로 같은 혜택을 누린다. 조특법 실시 당시 분양한 아파트는 지난 2001년 9월 서울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삼성동 아이파크를 비롯,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대치동 센트레빌 등 현재 국내 최고가 및 해당 지역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아파트들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특법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가구가 몇 가구인지 파악한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서울 강남 최고가 아파트들의 경우 해당 단지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이 초기분양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양도세 강화인가

삼성동 아이파크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 미분양이 속출하는 와중에 과감히 삼성동 아이파크를 분양받고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여유자금이 풍부한 ‘강남 부자’”라고 말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 집부자를 잡겠다고 연일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돈많은 강남 부자들 중 상당수는 조특법 99조 혜택으로 인해 양도세 부담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특법 수혜자들은 정부의 권유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투자했고 이후 정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므로 뭐라고 말 할 것은 없다”면서 “다만 조특법으로 인한 양도세 양극화 현상이 아이로니컬한 면이 많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아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