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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05-04-01 12:20:13]

(::문화 유비쿼터스 시대로::)
문화가 시민들 곁으로 바싹 다가오고 있다. 선택받은 계층만이드나들 수 있는 고고한 성채(城砦)가 아니라 누구나 향유할 수있는 공공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적어도 서울에서는 이런 변화를체감할 수 있다.

서울이 문화예술 도시로 본격 진입하고 있는 외형적 지표 중 대표적인 것은 시민들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속속 들어서고 있는 중대형 공연장의 숫자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문화예술 공연장은 최근 부쩍 확충돼 그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수많은 공연장 건립은 이른바 문화 선진 도시로 일컬어지는 세계유수의 도시들이 문화예술 도시로 본격 진입하며 공통적으로 밟고 지나간 길이라는 평가다.

주부 노현정(36·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지난달 25일 개관한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한국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씨를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씨는 7일 충무아트홀에서 KBS 교향악단과 협연할 예정이다.

노씨는 대학시절부터 즐겨 찾았던 강동석씨의 공연이 준비됐다는소식을 듣고 곧바로 입장권을 예매했다. 특히 충무아트홀의 입장권은 최고 3만원에 불과, 여느 공연장보다 훨씬 저렴해 노씨의부담이 크게 줄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주요 공연장에서 이만한 공연을 보려면 이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낼 수밖에 없었다.

노씨는 지난해 개관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노원문화예술회관도요즘 부쩍 자주 찾고 있다. 지난해 10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공연과 연말 송년의밤에 개최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의공연, 지난 1월의 빈 소년합창단의 공연에 빠짐없이 객석을 채웠다. 특히 중극장 규모인 이들 극장은 해당 지자체의 지원으로 값이 싼데다가 대극장에서와 달리 예술가들을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백건우씨의 경우 공연이 끝난뒤 관객들 모두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노씨는 올들어 또한번 기쁜 소식을 접하고 서울특별시민으로서더욱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갖춘 문화단지가 오는 2009년까지 한강 노들섬에 들어선다는 보도를 접했기 때문이다. 몇번의 해외 도시 관광에서 느꼈던 ‘서울에는 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나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과 같은 오페라 전용 공연장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이제 부질없어졌다.

노씨는 “서울이 문화예술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체감하고 있다”며 “우리 집근처에도 좋은 문화예술 전용 공연장이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문화예술 공연장 인프라〓1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300석 이상 규모의 문화예술 전용 공연장은 모두 45개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사설 공연장으로 종로,대학로 일대와 강남 지역에 밀집돼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서울시와 자치구가 최근 팔을 걷어붙이고 문화예술 공연전용관 신축 등 문화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노원문화예술회관과 올해 문을 연 충무아트홀이 대표적인 경우.이로써 서울의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문화예술 공연장을 운영하는곳은 노원, 송파, 은평, 서대문, 관악, 중구 등 모두 6곳으로늘었다. 구로구 역시 2006년 말 개관을 목표로 구로동에 지상5층∼지하2층, 1500평에 달하는 800석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중이다.

서울시는 용산과 노량진 사이 한강에 위치한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올 상반기 안으로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 소규모 드라마홀 및 리허설홀, 관련부대시설을 갖춘 문화단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자를확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올해말에는 서초동 정보사부지와 명동의 옛 국립극장, 녹번동 국립보건원 부지에 새로운 공연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대학로와 동대문 상가, 동대문운동장에 오페라, 뮤지컬, 패션쇼 등을 위한 복합 문화공연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또 이태원 관광특구 인근의 한남면허시험장 부지에는 국악전용관, 능동 어린이대공원에는 어린이 전용 공연장, 올림픽 공원·보라매 공원 등에도 각각 청소년 전용 대중음악 콘서트 공연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