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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친정 부모님께서 11단지 장미마을 삼성아파트로 이사를 오셨어요.
일년 뒤 큰언니 가족이 6단지로 이사를 왔고, 2년 뒤 저도 같은 6단지 세종아파트로 이사를 왔지요.
저는 결혼해 서울서 4년을 살고 분당 이매한신 아파트에서 전세를 2년 더 살다가 산본으로 왔습니다.

분당은 편리한 곳이지요.
길만 건너면 삼성플라자가 있는 곳에 살았기 때문에 백화점을 집앞 슈퍼마켓 가듯이 살았습니다.
달리 할인마트를 가려면 남편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널직널직 시원하게 트이고 단지내에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있고, 베란다쪽으론 등산을 할만한 나즈막한 산도 있어서, 위치는 꽤 좋은 편이었어요.
대로변이라 검은먼지 들어오는것과 시끄러워 창을 못 여는것만 빼면요.

그런데 그땐 분당이 싫었어요. 도시가 크다보니 차 없이 막 걷는 아이를 데리고 어딜 간다는게 불편했지요.
지금이라면 아이는 학교에 다니고, 저는 제 볼일 보면서 지내면 되니 그때만큼 어렵고 싫진 않을거예요. 하여튼 그땐 그랬어요.

부모님도, 언니도 산본으로 오라고, 살기 참 좋다고 권하셨죠. 친정이니 자주 왔었고, 중심상가니 수리산이니, 여기 저기 다녀봤었어요. 그런데 살아보는것과는 또 다르더군요.

6단지에 이사온게 2001년, 4년째 살고 있어요.
살면서 참 아기자기한 동네구나 해요. 맞아요. 좁아요~^^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맘먹고 종일 다니면 걸어다닐수도 있을걸요.
그런데도 산본역, 금정역에서 엄마네 가려면 택시 타요. 기본요금으로...
마을버스가 먼저오면 그거 타구요. 엄마 집에서 큰길 나오면 저어기 전철역 전철길이 보여요.
그런데 가도가도 역이 안나와요. 혼자 걸으면 먼거리, 둘이 이야기하며 걸으면 짧은거리, 그런 느낌이지요.

중앙공원도 대형할인점도 걸어갈 수 있고, 각종 병원과 약국도 많고, 중앙공원 옆 시립도서관도 아이와 함께 이용하기 편리하고, 바로 옆에 스포츠센터 있고, 이마트 건너편이 시청이고, 시청옆이 우체국, 그 옆에 청소년 수련관(수영장과 문화센터), 다 걸어다니고, 경향문화센터와 한국문화센터가 이마트 근처...

봄이면 각종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나무그늘이 많고, 가을이면 온 도시가 알록달록, 겨울엔... 좀 춥죠^^
공기가 맑고 산이 둘러싸고 있는데다 산본이란 도시가 좀 높이 있잖아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다닐땐 도로 곳곳에 턱이 없는게 편했고, 인도가 거의 폐타이어가루로 만든 푹신한 도로라 발의 피로가 훨씬 덜하죠.
그래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도 많이 사시고,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젊은 부부들도 많이 사는것 같아요.

백화점은 주로 범계역의 평촌뉴코아를 많이 이용해요.
안양 롯데보다 상품의 종류가 더 다양하다고 느껴져서 롯데에 몇번 갔다가 주로 뉴코아를 이용해요. 최근에 NC백화점으로 바뀌었죠. 리모델링하고 일층은 거의 명품들로 변경된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큰 병원은 대형은 아니지만 원광대병원(양,한방)도 있고, 제일산부인과라고 꽤 크고 훌륭한 산부인과전문병원도 있고, 개인병원들은 한건물에 여러곳이 있을만큼 많고요.

학원이 마땅치 않다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다른 신도시로 이사가시는 분들이 많데요. 이곳 고등학교들도 요즘 평이 좋던데...

하고싶은 말이 많았나봐요~^^
좀 걱정은 돼요. 집값이 다른 도시와 비교해서 차이가 나니까요.
왜 안오를까? 참 살기 좋은데... 우리끼린 이렇게 얘기하죠.

여기 올라오는 글들 읽어보면, 개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그 부분이 취약해서 집값이 안오르는거라고 다들 각자 생각하시는것 같아요.
백화점 등 쇼핑문화가 중요하신분은 백화점이 없어서, 아이들 교육이 중요하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명문고가, 입시학원이 없다 생각하셔서...
아마 제가 산본을 사랑하고 별 불만없이 사는 이유는 제가 필요로하는 부분들이 다 충족이 되는 도시여서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주로 홈쇼핑을 이용하고, 아이는 아직 입시준비를 하고 있지 않고, 서울다녀왔을때랑 여기만 있을때랑 저녁에 코 풀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니 여기 공기가 깨끗한가보다 하고 살고있고...
저도 살면서 아쉬운게 오르지 않는 집값인데, 저 이사올때보단 올랐어요^^. 그때 1억 100주고 왔는데, 지금은 1억4~5천 하는것 같던데...
그냥 맘같아선 오를만한 동네에 아파트 하나 사두고는 거기 전세주고,
그 돈으로 다시 산본에서 전세로라도 살았으면 좋겠어요^^ 살 수 있음 더 좋고...ㅋㅋ

그래서 아직까진 투자보다는 생활쪽에 더 비중을 두고 살고 있어요. 그래도 부뱅 자주 와서 많이 읽어보려고 해요.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쪽에 더 비중이 실리면 그땐 그쪽을 선택해야 할테니까요.
하지만 생활! 그것만 생각하면 전 산본이 너무 좋아요.

알록달록 예쁜 그림이 그려진 육교도 너무 정겹구요, 시청 홈페이지에 뭔가 건의를 하면 때마다 며칠뒤 답변이 오고 시정이 되고, 그런것도 전 흡족했어요.
참! 토요일날 불꽃놀이 보셨어요? 군포시 축제 개막축하하는 불꽃이었는데...
작년에 보고 너무 좋아서 기다렸는데, 명당일줄 알았던 아파트에서 안보이는거 있죠.
대로로 뛰어나와서 뒤쪽에 조금밖에 못봐서 너무 아쉬웠어요. 몇백발이나 쏴올렸다는데...흑흑... 내년을 기다려야 하나봐요.

산본을 사랑해요. 돈 안되는 동네라도 사랑해요. 넓은데 가고 싶으면 돈 모아서 산본 안에서 옮기죠, 뭐.^^
"나 그냥 여기 살래~~~!!!" => 모 영화 패러디...
이번주엔 철쭉동산에 가볼까봐요. 아들이랑 인공폭포가서 사진찍고 올래요~

사랑은요, 하자해서 하는게 아닌것 같아요. 그냥 하게되는것 아닐까요?
살다보니 그냥 산본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것 같아요.
밖에서 보는 산본과 안에서 보는 산본이 많이 달랐다는게 제 경험이예요. 저랑 반대되는 분들도 있을거구요. 산본이 영 아닌분들도 분명히 있겠지요.
각자 다 각각 편안한 동네에 가셔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