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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부동산정책…시장은 무덤덤

2005. 03. 23, pm 5:59




“재개발 호재가 강풍이라면 개발이익환수제는 미풍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용적률 증가분이 적은 재건축단지에 대해 임대 주택건설을 예외로 했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입법예고한 지 5일만에 뒤집고 ‘임대주택 의무화 추진’을 발표했지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반응은 예상외로 무덤덤했다.

정부는 용적률이 30%P 이하로 늘어나는 곳에 대해서는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하지 않키로 한 도정법을 발표한 후 강남권 일부 중층단지들의 가격이 급등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압구정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180도로 급변했건만 재건축 기대에 따른 호가 상승에는 별 영향을 미치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적률 상승폭이 30%P 이하인 현대 6,7차와 한양 3,5차 아파트는 물론 전반적으로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현대·한양아파트는 재건축때 60층이상 초고층으로 짓겠다는 계획이 지난 2월에 무산됐지만 ‘때가 문제지 재건축자체는 이미 대세다’는 기대 심리로 최근 한달 사이 호가가 1억∼3억원 가까이 뛰었다.

개발이익환수제의 시행여부와 무관하게 이곳 부동산 값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 재건축추진 단지의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의 진단과 처방이 잘못 됐음이 현장에서 증명된 셈이다.

현대반포부동산 이윤승 실장은 “재건축 말이 나오고부터 이미 웬만한 거래는 다 이뤄졌고 임대아파트 예외 발표이후로도 1억∼2억원 오른 최고가로 거래가 한차례 이뤄졌다”고 말했다.그는 “작년만해도 현대아파트가 한양보다 5천만원정도 비쌌는데 지금은 재건축을 호재로 가격이 엇비슷해졌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소망부동산 관계자 역시 “매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며 “간혹 매물이 나와도 호가가 한달사이 1억원 이상 올라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은 부동산 김미화사장은 “지난해 4월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이후 8∼9개월간 답보상태에 있던 가격이 ‘초고층 아파트 추진설’이 터지고 급등한 상태지만 한번 오른 가격은 좀처럼 빠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건축 기대심리가 워낙 거세 매매 직전에 가서도 매도자가 가격을 더 올려 거래가 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압구정동 현대와 한양아파트 30평형의 경우 7억5000만∼8억원, 43평형은 9억∼10억원, 48평형은 11억5000만원∼13억원선에 호가돼고 있다.

호가가 급등해 매매가 한풀 꺽였지만 당분간 현시세를 유지할 것이라는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