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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 3단지에 거주중인 사람입니다.
저도 오늘 신문에 난 기사들을 유심하게 보았습니다.
마곡지구에 대해선 원래 관심이 많았던 터라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긴 했는데 별 내용이 없더군요.

<발표내용에 대해서>

솔직히 총선용 립서비스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서울시의 축을 여러개로 나누고 각각의 축에 유통중심이네, 미디어 중심이네 하며 성격을 부여하고 등등..
이미 충분히 언론에 배포되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 아닙니까?
다만 새로운 것이라면 마곡지구에 대한 언급이 처음 나왔다는 것인데..

마곡지구 총 105만평에 첨단 외국인 산업지구 30만평과 외국인들이 보다 친숙하게 거주할 수 있는 잉글리시 타운 10만평 대규모 주거시설은 지양, 그리고 나머지는 녹지로 보존.. 이것이 내용입니다.

1. 105만평에 40만평 개발하고 나머지는 녹지로 둔다?
105만평이 지금도 녹지입니다. 공원조성도 아니고 녹지?
공원으로 일단 조성하면 나중에 다른 목적으로의 개발이 어렵게 되므로 일단 '녹지로 보존' 이라는 말로 넘어가려는 것 아닌지.
즉, 아직 개발에 대한 청사진은 별루 없는데 총선 전에 발표를 뭔가 하긴 해야겠고..

2. 외국인전용 첨단 산업단지와 잉글리시 타운.
서울시가 발표한 <첨단산업>이 무슨 범주를 포함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30만평에 얼마나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변두리라고는 해도, 서울시 내에 산업단지라는 성격도 어울리지 않구요.
차라리 R&D 센터를 한 곳에 모은다거나 상암과 연계된 미디어 계열의 회사들을 모은다거나 하는 구체적 방안이 더 현실성 있지 않을지요?
잉글리시 타운. 솔직히 이 부분에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는데요.
외국인 첨단 산업단지라고 하면, 그 산업단지에서 실질적으로 일하게 되는 근로자들이 전부 외국인일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버린 것은 아닌지?
근로자의 대부분이 한국인일텐데 잉글리시 타운?

외국인이 집단으로 거주하게 되는 조건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외국인학교의 존재라든가, 근무처와의 거리라든가, 거주지역의 주위환경이라든가 하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10만평이라는 협소한 공간만 뚝 떼어주면 알아서 영어 쓰면서 잘 살거라는 정말 단순한 생각들에 실소가 나오네요.
또한,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중에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얼마나 될 지도 잘 모르겠네요.
일본인도 많고, 프랑스인도 많은데 말이죠.

결국, 70만평 정도는 녹지로 보전하고 대규모 거주시설은 지양하겠다는 의미가 아직 개발에 대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번 발표는 립서비스 성격이 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향후?
마곡지구는 서울시에 있어서 든든한 개발보류지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골치거리일 것입니다.
<100만평의 평평한 네모난 땅> 이라는 엄청난 장점과, 두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고(그것도 하나는 강북, 하나는 강남으로) 국내, 국제공항으로의 접근성이 아주 뛰어나고, 주위에 이미 거대한 주거단지가 개발되어 있어서 인력에 대한 공급이 좋고, 위아래양옆으로 여러개의 간선도로와 고속도로, 순환도로 들이 겹겹이 싸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최적 중에서도 최적인, 그러한 땅이죠.

대규모 주거단지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발표는 옳습니다.
이미 마곡지구 주위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모두 있습니다.
또한, 발산지구에도 올해부터 개발이 시작되어서 2007년이 되면 새로운 6,500가구의 아파트가 마곡지구 바로 남쪽에 들어서게 되며 2010년 정도가 되면 방화지구도 뉴타운 개발로 인해 많은 양질의 아파트 또는 주거단지가 개발될 것입니다.

물론, 고급 주거단지의 비율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화곡 1,2지구의 재개발과 방화의 뉴타운단지, 32평형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린 발산지구 개발 등으로 어느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그래도 많이 부족하겠죠. 따라서 목동만큼의 부촌이 형성되기는 어렵겠지요.

마곡지구는 주거 위주보다는 산업위주로 가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상암지구보다도 오히려 서울의 서부축 중심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105만평이라는 크기는 넓다고 생각되면 넓지만, 서울과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단위 산업단지로 성장하기에는 규모가 작습니다.

결국 마곡지구는 카테고리 킬러의 성격으로 가야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풍부한 고급노동력, 편리한 교통, 주위의 대단위 주거단지 등을 감안하여 성격에 맞는 특정 산업군을 전폭적으로 집중시키는 방향이 옳은 방향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방송송출의 여의도-목동, 멀티미디어센터인 상암과의 삼각축으로 해서 미디어 컨텐츠를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들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컨텐츠의 생산업체 뿐만 아니라 컨텐츠의 유통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종합적인 공간 말입니다.

또한 컨텐츠 생산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학교까지
신규설립 또는 유치까지 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겠지요.

여기서 잠깐... 요즘 서울시립대학교의 마곡지구 이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사실 이는 마곡지구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방안으로 생각됩니다.
시립대학교가 옮겨옴으로 인해서 얻게될 실질적인 이득이 별로 없습니다. (상업지구에는 좋겠지만요.)
종합대학교 근처에 있는 주거단지가 좋고 비싸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보지를 못해서요.
서울, 연세, 서강, 고려, 이화, 경희, 성균관 등을 생각해 보시죠.
카톨릭대? 그건 의대죠. 종합대는 부천에 있고..

마곡지구에 유치가능한 특정산업이 또 뭐가 있을까요?
주위의 주거단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되는 100만평 규모에 생산,유통,교육 등 종합적인 유치가 가능한 산업이... -.-a;; 어렵네요.

이렇게도 생각해 봤습니다.
강서구에 없는 걸 한꺼번에 모아놓으면..
강서구에 없는 게 뭘까?
대형종합병원, 종합대학교, 예술의전당 같은 문화시설, 스포츠컴플렉스, 40평형 이상의 비율이 높은 고급 주거단지, 로데오 거리같은 패션센터, 백화점, 과학고등학교, 5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스타벅스(^^;) 등등...

이런 걸 마곡지구에 다 밀어넣어 놓으면 강서구 집값이 좀 오르려나..

이상 나그네의 헛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