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두 해 겨울을 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저는 에코빌이 대단히 좋다던가, 살 만한 곳 못된다던가 하는 극단적 치우침은 없는 사람입니다. 아무래도 전세입주자이니까요. 이걸 전제로 하고 읽어주세요.

결혼을 앞두고 사정상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면서 알아본 곳이 마침 입주가 시작된 에코빌이었습니다. 애초엔 석계역 근처 한진한화그랑빌 단지를 염두에 두었었는데, 워낙 급하게 구하다 보니 생각했던 이사 날짜랑 영 안 맞더군요. 원하는 날짜에 이사 가능한 곳은 신규입주하는 곳 밖에 없을 거란 생각에 에코빌 앞의 부동산을 방문, 석계역 인근보다는 전세가격도 천만원 정도 싸길래 앞뒤 안 보고 계약했죠.

신혼 초엔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출퇴근 길엔 지하철에서 가장 가까운 골목샛길 찾기가 익숙치 않았고(큰길까지 시원스레 뚫린 연결로가 없더군요. 대로변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어 좋다는 분들도 많으시지만요..), 상가엔 몇 달이 지나도록 수퍼마켓 하나 없이 텅 비어있고.. 6월 말이 되면서 장마는 시작됐는데 새시 설치는 지연되고.. 부도 난 건설사라 그런가보다 하면서 그냥그냥 넘겼습니다.

압권은 다용도실에 모락모락 생기는 곰팡이였죠. 와이프랑 둘이서 무슨 새 집이 이렇냐고 투덜거려 가면서 락스로 닦고 닦아도 여름 겨울이면 꾸준히 생기는 다용도실 벽의 곰팡이.. (여진히 없어지지 않더군요..) 같은 단지에 사는 직장선배에게 물어보니 그 댁도 마찬가지더군요. 다른 아파트도 원래 다용도실은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각설하고, 동네가 주는 선입견이나 첫인상에 비하면 살기가 나쁜 곳이 아님은 확실합니다. 많은 분들 말씀처럼 뒷산을 끼고 있어 공기도 좋고, 여름엔 에어컨 굳이 필요없고, 초등학교나 유치원(동덕여대 유치원 등)도 단지내 시설이나 마찬가지고, 이젠 상가나 관리사무소 내 각종 편의시설들이 들어서서 이래저래 편리해 지기도 했고요.

단지 내부 여건만 놓고 본다면 괜찮은 단지라 여겨집니다. 전세가격이나 매매가격 인상율도 높지 않은 편이고요.

하지만, 솔직히 '매우' 편리한 교통이나, '웰빙'과는 거리가 있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우남아파트 앞의 버스정류장에 서는 정규노선 시내버스는 30번을 포함해 세 종류 정도에(정작 시내까지 연결되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꽤 깁니다), 지하철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사정도 썩 좋은 편은 아니죠. 게다가, 내부순환로 월곡 램프 진출로나 종암동~동대문 지역은 시내로 출근하는 직장인에겐 만만찮은 상습정체구간이죠.
뒷산의 경치와 산책공간, 맑은 공기는 참으로 좋지만, 그게 웰빙의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 댁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사는 집의 경우엔 마감재 처리가 썩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다용도실 문은 애초부터 휘어진데다 문도 잠기지 않아 이사 온 지 보름도 안 돼 수리 받았고, 내장된 거실장식장은 아직도 소파에 앉아서 보고 있으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이가 안 맞죠.
거기다, 난방비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중앙난방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죠. 어느 날은 더워서 문 다 열고 지내다가 어느 날은 추워서 옷을 꺼내 입어야 하는 불편 등등..

저는 '원래 그 동네가 안좋으니 알 만한 단지'라든가 하는 막무가내식 불만은 없습니다. 지하철도 마을버스 타야 접근 가능한 주변 단지에 비하면 교통도 괜찮은 편이구요. 특히, 관리사무소에 있는 헬스클럽은 매우 마음에 드는 편의시설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취학아동이 있으신 댁의 경우엔 괜찮은 사립유치원과 가까운 초중학교까지 있으니 괜찮은 환경이죠(학군 문제는 차치하고요). 최근엔 경동시장 지나서 홈플러스가 생긴 통에 장보기도 많이 좋아진 편이고요. 상가 내 마트에서 팔고 있는 고기, 과일, 야채 등에 대해선 많은 입주민들께서 지속적으로 품질향상 요구를 하셔야 할 듯 합니다. 사 먹는 주민들의 권리니까요.

겉에서 보는 주변환경은 아직까지 썩 번듯해 보이지 않을 진 몰라도 살아보면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은 줘도 좋은 단지인 듯 합니다. 게다가 월곡/미아 주변 재개발이 잘 이루어진다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