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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워밍업 두어 차례가 답니다.

겨울이 자리 잡기까지는 그다지 복잡한 절차 따위가 소용없다는 거겠지요.

봄이나 가을이 미적대고 뜸들이지,

겨울은 결코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법이 없습니다.

겨울은 모름지기 화끈해야 제격이라면서 말입니다.

선두에선 추위가, 아니나 다를까 화끈합니다.

게다가 가는 눈발까지 날리는 모양새가 사뭇 당당해서 개선장군이 따로 없습니다.

겨울이 다 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보따리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불과 며칠 전 그 울상이던 표정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급하게 팔려고 내놨던 매물은 슬며시 자리를 뜬지 오래고 꼭 팔아야할 매물조차도 은

근슬쩍 1천~2천만 원가량 가격표를 올려붙였습니다. 그마저도 막상 매수타진이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딴소립니다. 좀 더 두고 보자거나 어쭙잖은 핑계꺼리를 대면서 한

발빼기가 예삽니다.

우왕좌왕하는 틈새에 팔린 4~5건을 마지막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드물게는 뒤늦게 사태파악이 된 매수세가 지난 가격대의 매물을 찾는 움직임이 있지

만 이미 마음이 돌아선 집주인들의 높아진 콧대에 자존심만 더할 뿐입니다.




선물보따리엔 소망이 가득 담겼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해제가 담겼고 재건축 초과이익 분담금 유예도 담겼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유명무실해졌고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해제로 조함설립인가가 난 단지

에서도 조합원지위양도가 가능해졌습니다.

참여정부시절 가해졌던 재건축 규제가 무려 9조원에 가까운 재산 가치를 증발시키고

역사 속으로 잠적하게 됐습니다. 강남3구 투기지역 말고는 재건축에 가해진 족쇄는

모조리 풀린 셈입니다. 다소 타이밍을 맞추지는 못했어도 뜻밖의 선물이 어느 때보

다 알차고 묵직합니다.




서울시가 과도한 추가 분담금 때문에 재건축 진행이 어렵다던 가락시영을 살렸습니

다.

종 상향을 통해 일반분양을 늘려 추가 분담금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

서 가락시영이 다시 활기를 찾을 전망입니다.

형평성을 이유로 부정적이던 종 상향 문제가 급물살을 타게 된 주요인은 박원순 시장

의 공공성정책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강남권재건축에 임대아파트를 접목시켜 서민들

의 주택문제를 해결한다는 복안입니다. 재건축속도조절론 등 재건축에 배타적일거라

는 박원순 시장이 오히려 재건축의 요구사항을 수용함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재건축

에 우호적인 행보를 하게 된 셈입니다.




서울시 재건축정책 방향은 정해진 셈입니다.

가락시영의 소망이 이루어졌지만 실제로는 강남권재건축시장의 가능성이 열린 셈입니

다.

막힌 혈로가 뻥 뚫렸습니다.

그동안 수익성 때문에 길이 막혀 진척이 없던 단지들이 속속 종 상향을 통해 재건축

진행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농후해졌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개포주공 고덕주공은 말할 것도 없고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까지

가뭄에 단비 격입니다. 2종으로도 나무랄 데가 없던 둔촌주공도 종 상향으로 보다 개

선된 수익성을 마다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수익성이 제고된 재건축사업은 속도를 낼 것이 자명합니다.

그야말로 재건축 과속을 걱정해야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람 사는 일은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재건축속도조절론으로 강남재건축 이제 얼 판 죽었다는 소리가 불과 한 달 전인데

그 시장 덕분에 어깨춤을 추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강남권재건축시장, 비로소 임자를 만났습니다.

신작로는 뻥 뚫렸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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