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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 졌습니다.

하늘은 더 높고 더 푸르러졌습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지나간 자리는 노랗고 불그레한 빛깔이 더 선명합니다.

투명한 햇살에 눈이 시립니다.

말쑥하게 새 교복을 차려입었지만 어딘가 어설픕니다.

헐렁한 교복에 수줍은 모습은 누가 봐도 이제 막 입학한 중학교신입생이 틀림없습니

다.

가을이 싱그럽습니다.

가을이,

꼭 해맑고 수줍은 새내기 같습니다.




어떤 이는 아직도 멀었다고 하고,

어떤 이는 대수롭지 않다고도 합니다.

그만큼 앞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사태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때처럼 중하지 않은 것의 방증이라는 얘기도 있습

니다.

화급한 상황이라면 설왕설래 말다툼할 겨를이 어디 있겠냐는 것일 테지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끄기에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실상은 어떻든 전망이 그렇다보니 부동산시장 또한 좌불안석이 따로 없습니다.

찬바람이 불면 행여 숨통이라도 틜까 하는 기대는 이미 물밑으로 잠수를 탄지가 오래

고, 미국이니 유럽 경제위기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매스컴의 작은 보

도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다행이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유로권

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봉합수순에 들어섰다는데도 워낙 민감한 사안

인데다 이미 두 차례나 학습효과가 있는 터라 조심조심하는 모습이 흡사 살얼음판이

따로 없을 지경입니다.




게다가 귀 얇은 일부 언론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일관성 없는 전망을 손바닥 뒤

집듯 하루가 다르게 쏟아내고 있어 시장의 혼란은 쉽사리 진정국면을 찾지 못합니다.

시류에 편승해서 인기에 영합하는 행태는 과거나 지금이나 추호도 다름이 없어 애꿎

은 서민들만 노심초사 마음고생이 가중됩니다. 뜬금없는 강남재건축 집값이 10억이

깨졌다거나, 지난달 대비 거래량이 40% 준 사실을 집값이 40%가 떨어졌다면서 호들갑

스런 기사를 예사로 써대니 하도 기가차고 어이가 없어 하는 얘깁니다. 그저 조금만

빈틈만 보이면 여지없이 끼어들어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습이 눈꼴이 시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최소한 현장과 전화 한통만이라도 진지하게 나눴으면 얼토당토

않는 그런 오류정도는 충분히 배제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시장은 더 썰렁해졌습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과도한 보도 탓일 수도 있지만 태연하게 시장을 넘보기에는

솔직히 저간의 사정이 녹록치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간의 학습효과로 전망에 비관적

이지 않은 집주인들은 서둘러 집값을 낮추기를 거부합니다. 다급한 급매물 두세 건

이 1000만~2000만원 가격을 낮췄을 뿐 당황은커녕 불안한 모습조차 그다지 흔치 않습

니다. 거기에 매수세는 한술 더 뜹니다. 먼발치에 자리를 잡고 아예 가부좌를 틀었습

니다. 바닥 냄새가 솔솔 난다면서도 신중해서 나쁠 게 없다는 표정입니다.




당분간은 감수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이니 유럽의 금융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은 형편이 나아지지 않을지도

몰라 하는 얘깁니다. 저간의 행색을 살펴볼 때 막바지 봉합수순을 밟고 있다는 느낌

은 숨길 수 없지만 혹시 어찌될지 몰라 배수의 진을 치고 하는 소립니다.




찬바람이 불면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이니 유럽의 금융위기로 무색

해 지긴 했어도 완전히 수면 밑으로 잠수를 탄 것은 아닙니다.

지금으로서는 대외적인 변수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지만 사실은 그보다는 결정적

인 요인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여름동안 줄기차게 나돌던 가을 회복 설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집권4년차에 어김없이 뛰었던 집값 전세금 상승 론 말입니다.

사실 가을회복세의 실체는 주택공급 줄어든 여파가 집권 4년차와 묘하게 맞물려 나타

난다는 것입니다.

1986년 국민은행이 전국 주택가격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대통령 재임기간 중 유

독 4년차에 집값과 전세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노태우 정부를 제외하고 김대중 정부가 그랬고 이런 패턴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되풀

이 됐습니다. 노무현 정권 4년차인 2006년에는 DTI 도입 등 주택대출규제조치까지 내

놨지만 집값은 오히려 11%나 급증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첫해에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3.1%올랐다가 2009

년과2010년엔 집값 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고, 수도권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습니

다. 그런데 집권4년차인 올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떨어졌어도 전국 집값은 8월말까

지 5.3% 올랐습니다. 이 정부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체감경

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4년차 상승 론이 올해도 맞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집값 상승 론에 힘을 싣는 게 있습니다.

이 정부 들어 주택공급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분양 주택이 7만 가구에

달하고 분양가상한제까지 겹치면서 일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

주택을 제외하면 민간업체의 주택공급은 위축된 상황입니다.

게다가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강남주택 선호현상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강남권 주택 공급부족은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공급이 절대 부족했던 지방 지역, 특히 부산과 김해 등지에서 집값이 급등

한 것을 반면교사로 여겨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집권4년차 상승 론이 주택 수급 문제와 만났습니다.

아직, 가을 회복 설은 살아있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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