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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갔으면 좋겠습니다.

한낮은 다소 무덥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아침저녁 상쾌한 것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단풍이 예년보다 늦어진다는 것인데 그것 또한 대수롭지 않습니다.

일주일 아니 한 달이 늦어져도 어차피 오는 거야 기정사실일 테니 말입니다.

단풍이 늦어져서, 그래서 단풍잎위에 첫눈이라도 소복이 쌓이면,

때 아니게 입이 쩍 벌어질지도 모르잖아요?

괜한 조바심으로 쓸데없이 내닫지만 않길 바랄 뿐입니다.

내친김에 11월이 아니라 12월을 넘겨도 상관없습니다.

길고 험난한 여름 치레에 한 가닥 미안한 마음도 있을 테고요.

올가을은 정말 천천히 갔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 딱 반걸음씩만 말입니다.




장맛비가 그칠 것이란 예보에 모처럼 밝은 표정이 엿보이던 시장이 금 새 어두워졌

습니다.

날이 개기는커녕 대형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불안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금융위기 ‘공포’... 강남 고가주택도 가격 급락, 재건축 급매물 쏟아져... 장기

침체 늪 빠지나” 제목만 들어도 당장 부동산시장이 풍비박산이라도 날 것 같습니

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방불케 하는 금융위기 재발 우려가 짙어지면서 부동

산시장도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빨간불이 켜지자 그동안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비싼

아파트에 투자한 집주인들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대폭 낮춘 급매물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극적인 제목에 비하면 당장 부동산시장이 쑥대밭이 된다는 내용은 아니어서 그나

마 다행입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부동산으로 옮아 붙어 올해 안으로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는 얘깁니다. 7월말 반등 기미를 보이던 강남 고

가주택은 물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마저도 시세가 지난달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으로 주춤하더니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추석

이후 날이 갤 것을 바라던 시장이 오히려 잔뜩 먹구름이 잔뜩 꼈다는 소식입니다.




2009년과 비교하면 매매가가 최고 40%까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흡사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연상시키는 보도내용은 갑자기 불어 닥친 현재의

국면을 강조하려는 입장을 감안 한다 쳐도 현실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으로 심각한 우

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난 기사 한 토막을 왈가불가 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설사 아무런 저의가 없이 순수하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목적이라 손쳐도 지나치게

과장된것이 부아가 치밀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늘 노심초사 부동산시장에 귀를 기울이며 작은 뉴스하나에도 희비가 엇갈리는 당사자

들은 안중에도 없이 무책임한 태도가 하도 어이없어 하는 소립니다. 책임이 막중한

언론이 어째 그토록 무책임 할 수 있냐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현장의 상황을 누구보다 상세하게 알고 있는 입장에서 너무나도 현실과의 괴리가 큰

보도내용에 사태의 심각성이 자칫 오도될까 심히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조짐 속에서도 아랑곳없이 부동산시장이 건재하다거나

항간의 바람처럼 추석이후 회복추세가 살아난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거래가 뜸 할 뿐 급매물이 쏟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40%는커녕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만 싼 급매물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여전히 썰렁하고 여전히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을 뿐 예전의 리먼브라더스 시절의 그

황량한 때와는 확연히 구분지어서 생각할 수 있을 정도여서 하는 얘기일 따름입니다.




급매물은 팔린다니 말입니다.

관망세가 깊어질 우려는 배제키 어려울지 몰라도 그 때의 참담한 시기 운운하는 것

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쳤습니다.




일단은 지켜봐야겠습니다.

섣부른 판단으로 경고망동 할 때는 아닙니다.

지금은 지켜보는 게 맞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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