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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는 오는 법이 없습니다.

아주 드물게는 쫒기 듯 서둘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개는 아침저녁으로 변덕이 죽 끓듯 하여

여간해서는 한 번에 내치는 법이 없습니다.

한 밤중에는 오한이 들 정도로 으슬으슬 하다가도,

한낮은 이글거리는 뙤약볕으로 혼 줄을 내기가 일쑤입니다.

봄이 그랬던 것처럼, 가을 또한 쉽게 오는 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누구하나 대놓고 불평하는 이도 없습니다.

가을, 그는 잘났으니까.

사랑하니까...




집을 사겠다는 이가 없으면 가격이라도 떨어져야 거래는 둘째 치고 얘기꺼리라도 있

을 법 한데, 이건 방문객은커녕 전화문의까지 종적이 끊겨 절간이 따로 없을 지경인

데도 집값은 꿈쩍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2008년의 위기와는 생판 다르다는 것이니

그 때를 새삼 들먹일 필요까지야 없을 테지만 불과 두어 달 전인 6월에만 하더라도

일주일만 거래가 뜸하면 어김없이 500만~1000만원 떨어진 매물이 쏟아지던 것을 떠올

리면 부동산시장,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내 놓는 전망치는 주가가 요동칠 때마다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게 대부분이라 무턱대고 믿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인데, 그래

도 다수의 전망이 크게 낙담할 수준이 아니어서 아무래도 그 쪽으로 쏠리는 여론 탓

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다일뿐입니다.




지난주 초 시세보다 1000만원 낮춘 34평이 팔렸습니다. 그 가격 수준의 두건의 급

매물은 엊그제 약간의 해프닝이 있은 뒤 슬며시 꼬리를 감췄습니다. 지금 시장에는 8

월초 수준의 가격대에서 더 오르지도 더 떨어지지도 않은, 급매물이라고 하기도 어정

쩡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그런 매물이 급매물을 자처하고 버젓이 행세를 하고 있습니

다.

어찌 보면 이번 금융 불안으로 추가로 나온 급매물은 없는 셈입니다.




가격을 낮추면 팔릴 것인지,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낮춰야 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그렇다는 설과, 시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위기 때처럼 폭락 장세가 불과 3~4개월 만에 회복된 반면교사 때문인지 갈

피를 잡을 수 없어 그렇다는 설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극심한 눈치 보기 장이라

는 해석이 설득력이 다분합니다. 정작 칼자루를 쥔 매수세의 냉담은 외면한 채 아전

인수로 사태를 보는 게 아니가 하는 지적을 감안하면 쉽사리 시장이 탄력을 찾는다

는 기대가 녹록치 않는데 말입니다.




오늘 아침 보도에는,

이번 주 수도권 매매시장은 상승도 하락도 하지 않았다. 며 미국 발 쇼크에도 큰 영

향이 없는 모습으로 3년 전 금융위기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

니다.

지난주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 재건축 시장도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모습이라는

것으로 강남권 주요 재건축 시장은 약세를 이어갔다는 소식입니다.

일부 신도시가 전세 값 상승으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들로 인해 집값이 오른 것으

로 분석됐고 이밖에 지방시장은 여름휴가철에도 불구하고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는 것입니다.

미국 발 쇼크가 무색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발 쇼크가 무색하게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시장이 금 새 좋아 진

다거나 강남권재건축시장을 포함한 모든 부동산시장이 살판이 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2008년 그 때와는 다르다는 것은 여러 징후를 통해 확인한 정도라는 얘깁니다.

더블딥 우려가 넌지시 가을 회복설로 바뀐 것도 그 이유와 무관하지 않을 텁니다.

눈치싸움이 팽팽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심전심 그런 속내가 쌓이고 쌓여서 나타난 징

후일 텁니다.

최소한 미국 발 쇼크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경색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너무 성급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가을 회복 설은,

추석 전일지, 추석 이후일지가 문제라는 것인데,

너무 빠를까?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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