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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장마에 이어 살인적 폭우가 서울을 덮쳤습니다.

자연재해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강남일대는 도시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사상 초유

의 사태를 만났습니다.

툭하면 기록적이고, 여차하면 몇 십 년만의 기상사태라는 거여서 이 변이 이 변이 아

닌 시대가 됐습니다.

적당히 웬만한 경우도 없습니다.

그저 지긋지긋하단 소리가 입에 붙어서야 마지못해 한 발 빼는 게 습관처럼 돼버렸습

니다.

쑥대밭이 되던 만신창이가 되던 그따윈 관심조차 없습니다.

아랑곳없이 한 때 힘자랑에 위세 떠는 게 다일 뿐입니다.

참 얌통머리도 없고 얄밉기가 그지없습니다.

어째 그리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바닥 냄새가 솔솔 난다고,

나설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마치 ‘이리소년’ 취급입니다.

뉘 집 개가 짖느냐는 표정으로 짐짓 모른 체 하기가 일쑤입니다.

도처에 급매물이 지천에 깔렸고 집값 떨어진다는 소식 투성인데 웬 자다가 봉창 뜯

는 소리냔 얘깁니다.




급매물 중에서도 터무니없는 가격 2건이 팔린 7월 초순 이래 쥐죽은 듯 썰렁하기

만 한 게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정부가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를 적극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고 분양가상한제 폐

지를 적어도 재건축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발표가 있었을 때입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

수 제 폐지가 안 되면 완화라도 해야 한다는 정부쪽 의견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참여

정부 시절의 징벌 적 과세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잇던

때이기도 합니다.

급매물이 하루 한건 또는 두건씩 어김없이 팔리기 시작할 때입니다.

기록적인 장마가 끝나고 반짝 폭염이 있었고 살인적인 폭우가 강남을 삼키는 데도 무

심한 듯 하루 한건 아니면 두건씩, 하루사이에 500만원이나 조금 넘게 올라도 팔릴

땝니다.




급매물은 씨가 말랐고 3000만~4000만원 오른 가격이 급매물자리를 꿰고 앉았습니다.

급매물 이래봤자 알량한 15건이 넘을까 말까한 게 전부입니다.

세상이 두 쪽이 나지 않는 한 잠시 그러다 말걸 빤히 알고 있다는 집주인들은 시장

이 어렵다는데도 서둘러 팔기를 주저한 강남권재건축 특성 때문입니다. 버티면 버틴

만큼 돈이 된다는 생각 때문에 말입니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매수세가 기억하는 급매물가격은 이미 시장에서 잊혀진지 오랩

니다.

다소 현실감각을 갖은 측은 1000만~2000만원 높여서라도 흥정을 붙여보지만 기대치

가 높아진 집주인들의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결국 1000만~2000만원 차이로 당분간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 불가피하게 생겼습니

다.

혹시라도 간격이 좁혀지게 되면, 이른바 추격매수가 이루어지면, 그 뒷일은 장담하기

가 쉽지 않은 것이 불을 보듯 뻔 한 이치입니다.

한바탕 폭풍을 감수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본 게임은 지금부텁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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