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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 넘게 쉴 새도 없이 유난을 떨던 장맛비가

거짓말처럼 뚝 그쳤습니다.

맑게 갠 하늘에 햇살이 유난히 눈부십니다.

유난한 장마에, 유난한 햇살에, 이젠 유난한 더위가 걱정입니다.

참 유난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세상입니다.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집값이 자꾸 떨어지는데 팔아야 될지 재건축까지 가져가야 될지 고민이 된다고 했습

니다. 2009년 초 8억 후반까지 올랐다가 7억9천만까지 떨어지자 망설임 끝에 샀다고

했습니다.

2009년 여름, 대출 3억을 내섭니다. 대출이자를 내면서 재건축까지 가는 게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하루 종일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다가 장대비가 한바탕 소란을 떨

며 지나간 뒵니다. 사무실을 방문한 이는 2단지 22평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카페

를 통해 시장의 동향은 잘 보고 있다고. 하도 답답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어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재건축으로 34평 배정이 가능하고, 50%정도의 확률이긴 해도 45평 배정도 가능한 평

형이라는 것, 34평 배정 시는 1억3천여 만 원의 환급이 가능하고, 45평 배정 시는 추

가 4천만 원 가량의 추가 분담금이 필요하다는 것, 34평 기준 기회비용을 포함한다

해도 투자액은 총 7억을 약간 상회한 정도라는 것, 인근 잠실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기준으로 8억 중 후반에서 9억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손해난 장사는 아

니라는 것.

물론 지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과거 시장의 변동주기나 수급불균형

때문에 초래한 현상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 바닥이 아니겠냐는 것.

따라서 현재의 판단이 결국 가장 보수적인 판단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라는

것.




문제는 재건축이 언제 되느냐가 관건입니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부담이 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시공사와 조합 간 계약 내용 및 예상에 따르면 금년 내 사업시행인가를 마치고 내년

관리 처분인가 후 이주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2016년 지하철9호선 완

공시기와 맞물려 입주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이주 시에는 무이자로 받을 수 있는 3억4500만원의 이주비로 금융 부담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설명은 한 시간이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 새 장대비가 두어 차례 요란스레 소리를 내며 지났고,

진지한 표정의 22평 집주인은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표정도 몰라보게 환해졌습니다.




대출이자가 부담이 되거나 특별히 다른 이유가 있다면 모르지만,

재건축까지 가져가는 게 정답입니다.



그보다 나은 대안은 없습니다.

망설일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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