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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장맛비는

일요일 밤이 늦어서야 배부른 아이 숟가락 놓듯

슬그머니 자리를 떴습니다.

주말은 꼬박 장맛비가 망쳐 놨습니다.




구름에 살짝 가려지긴 했어도 모처럼 햇살이 환합니다.

망쳐 논 주말이 미안했던지 바람까지 삽상합니다.




대책은 번듯합니다.

번듯하기만 한 게 아니라 수도 많아 셀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얼핏 보면 밤잠을 못자고 고심한 꼴입니다. 실상은 어떻든 백방으로 노력한 흔적은

뚜렷합니다. 숫자만 보면 침체가 깊어진 시장이 이상할 지경입니다.




취득세 인하를 시작으로 양도세 거주요건도 폐지했습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재

탕 삼탕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는 단골 메뉴이고 용적률완화에 층고제한 완화는 무더

기로 쏟아낸 대책에 묻혀 존재조차 가물가물합니다. 6월 말에는 분양권전매제한에 민

간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까지 풀었습니다. 이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제까지 폐

지 내지는 완화하겠다는 것이니 풀만한 것을 다 풀겠다는 얘깁니다.




겉만 번지르르 했지 실속은 없습니다.

정작 약발이 먹힐만한 굵직굵직한 것들은 국회가 꽉 틀어쥐고 앉았기 때문입니다.

저네들 표계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번 딱지 놓기가 일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책이랍시고 발표를 해봤자 씨알머리가 먹힐 턱이 없습니다.

매번 그림의 떡이고 공연한 염불일 뿐입니다.

오히려 국회 일정만 기다리다 침체만 길어지고 혼란만 더 가중시킵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국회에서 매번 찬밥 덩어리 된 꼴을 보면 안 봐도 빤하다는 얘

깁니다.

사정이 그러한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는커녕 완화라고 별 뾰쪽한 수가 있겠냐

는 것입니다.




게다가 하루 앞서 발표한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이 대출규제 강화, 가계대출 축소 등

을 담고 있어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매수 심리가 더욱 움츠려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은 최악입니다.

전세 값은 치솟고 가격은 지난여름 바닥 가를 넘어 섰습니다.

재건축 시 45평을 배정받고 7천만 원을 환급받는 34평 급매물이 8억6천만 원입니다.

연초에는 9억6천만 원에, 지난해는 10억에 거래됐던 평형으로 지금 급매물 가격으로

보면 45평을 7억 9천만 원에 사는 셈입니다.

평형이 작은 것은 그보다는 났습니다.

재건축시 34평을 배정받고 1400만원 환급이 가능한 18평 급매물이 6억5천만 원입니

다. 연초 7억3천만 원 지난해 7억6천만 원에 거래된 평형으로 지금 가격으로 보면 34

평을 6억 3천만원대에 배정 받는 꼴입니다.

인근 잠실지역의 33 평형 아파트값도 8억 중반에서 9억까지 최악입니다.




며칠 동안 매수문의가 늘었습니다.

하루 한 두 명에 불과하지만 직접 사무실로 찾아와서 상담하는 이도 있습니다.

대개는 다른 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 갈아타는 기회를 엿보던 이들입니다.

침체가 깊어 더 떨어질 우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바닥이거나 바닥이 거의 왔다는 판

단을 하는 이들입니다. 새로운 수요보다는 리스크도 그만큼 적은 이들입니다.

싸게 팔고 싸게 사면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선수는 때를 잘 잡아야한다며 말입니다.




그들이 움직입니다.

오만가지 대책에도 꿈쩍을 하지 않는 시장을 보는 게 아니라,

어떡하든 그 시장을 살리려는 저들을 본다는 것입니다.

끝없이 떨어질 것 같은 시장을 보는 게 아니라

떨어질 만큼 떨어지면 어김없이 살아나는 시장의 끈질긴 생명력을 본다는 것입니다.

어떡하든 시장을 살려야 살아나는 저들의 행간을 본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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