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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화려하기만 한 날이

갑자기 철이라도 난 듯 무게를 쫙 잡습니다.

봄비라도 쏟아내려나?

잔뜩 찌푸린 하늘이 옛 생각에 잠기게 하는 아침입니다.



대학가의 5월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특별히 관심이 없더라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들떴던 기억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

니다.

헌 데 요즘 대학가 축제가 한마디로 썰렁하다는 것입니다.

취직이 힘든 마당에 무슨 놈의 축제냔 얘깁니다.

스펙 쌓고 학점 잘 받아도 취직이 될까 말까 한 현실에 축제는 남의 일이라는 것입니

다.

학생들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폭폭 한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폭폭 한 건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집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좋아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보지만 늘 그 타령이고 나아질 기

미는 도통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뭔가 해보겠다고는 하는데 대책이라고 내 놀 때마다 오히려 혼란만 가

중시키고 들쑤셔 놓기가 예삽니다

하등 관련도 없어 보이는 젊은이들 취직 문제와 부동산시장을 견주는 데는 다 그 나

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좌절감을 안기는 사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희망이 없는 사회 또한 미래가 없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집은 각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에 있어서 집이란 삶의 안식처이자 인생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재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입니다.



혹자는 집값이 오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집 없는 사람들이 집을 살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집 없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말이긴 해도 실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

기에 불과합니다.

집을 단지 거주하는 기능만을 본다면 일면 타당성이 있는 얘기입니다.

그 집에 살면서 평생 파는 일이 없다면 집값이 오르던 떨어지던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살면 그뿐일 테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단지 거주하기위해 집을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거주만을 원한다면 그렇게 거금을 들여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전세를 살든 월세를 살든 사는 동안 편안한 공간만 있다면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나중에야 오르든 말든 무조건 싸게 사는 게 장땡일 테니 말입니다.



집은 안식처이자 투자대상입니다.

그것도 보통의 경우에서 보듯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일생일대의 큰 투자인 셈입니다.

투자는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경제활동입니다.

번연히 수익이 나지 않는 투자를 자처하는 일은 실물 경제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극

히 상식적인 얘깁니다.

결국 집값이 떨어지길 원한다는 것은 투자의 손실을 얻고자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

다는 것입니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앉아서 투자 원금을 까먹는 일일 테니 말입니다.

간혹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에서 그러는 건지 의아할 따

름입니다.

평생 집 가질 생각이 없거나,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나중은 모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집값은 최소한 물가상승률 정도는 올라줘야 한다는 얘깁니다.



보금자리주택이 딱 그 짝입니다.

그들은 집값이 떨어지길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살 때만 싸게 사면 파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돕니다.

일단 값싸게 사게 하면 됐지 인근의 집값 떨어지는 것까지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것

입니다.

로또만 바라보며 전세로 눌러 앉는 바람에 전세 값 폭등까지 만들었지만 그게 뭐 대

수냔 얘깁니다.

거래실종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도 내가 무슨 잘못이 있냐며 사뭇 당당하기만 합니

다.

무주택서민에게 값싸게 집지어준 공을 몰라보고 괜한 투정이 말라며 오히려 목에 힘

을 잔뜩 줍니다.



고덕일대와 과천에다 무더기로 보금자리를 쏟아 부을 계획도 그 자만심 덕입니다.

벌써부터 고덕에서 과천에서 쏟아지는 볼멘소리는 도대체 어찌 감당할지 걱정이 태산

입니다.

거래활성화를 시키겠다며 시도 때도 없이 대책을 쏟아 부으면서 뒤통수 때리는 게 아

예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시장을 살리겠다는 것인지 죽이겠다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뭔 놈의 정부가 오른손 하는 일 다르고 왼손 하는 일이 다르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

니다.

국회가 열릴 때마다 후속법안 처리를 한다며 법석이기만 했지 막상 실효성 있는 대책

은 쌈박 질만하다 날을 샙니다.



딜레마에 빠진 부동산시장에 정부가 이번엔 어떤 처방을 내놀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

습니다.

국토해양부 수뇌부가 주택정책라인으로 바뀐 만큼 경색된 시장을 되살린 추가대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 섭니다.

이번의 보금자리주택 발표로 더욱 혼란스런 것이 사실이면서도, 분양가상한제나 재건

축 초과이익환수 제, 대출규제완화 등의 임시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서는 회복의 변곡

점이 될 가능성이 큰 때문입니다.

또한 내년 줄줄 한 선거를 앞두고 민생을 챙겨야할 저들의 다급한 입장 등을 감안하

면 부동산시장 활성화라는 즉효 약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을 것이란 속내를 들여다

본 때문입니다.



더 이상 우물쭈물할 시간도 없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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