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규제 완화’ 들뜬 강남 재건축
2008-07-11 17:46:44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발표 뒤 하룻만에 급매물이 일시에 회수되고 일부단지는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정부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재건축 규제완화를 하반기 안에 해내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시위 등에 밀려 본격적인 규제완화가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본격적인 규제완화에 대한 낙관론으로 바뀌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급매물 일시 회수…호가 치솟아

11일 서울 강남 일대 중개업소에는 이날 하루종일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전화가 이어졌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중개업소마다 2∼3건씩 있던 급매물이 모두 사라졌다”면서 “호가를 2000만∼3000만원씩 올려 다시 내놓는 사람만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급급매물도 안나가던 상황이었는데 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세가 빠른 속도로 진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대치동 토마토공인 김성일 사장은 “은마아파트와 청실아파트 등의 집주인 몇몇이 가격 반등 기대감에 규제완화 내용과 영향을 문의해 왔다”면서 “소형 평형 의무비율 및 임대주택 건설의무비율 완화, 용적률 상향 등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 전까지 좀 더 기다려 보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애초에 이 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급매물이 많지 않고 거래도 거의 없었다”면서 “당분간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파구 잠실5단지 송파공인 관계자도 “급매물을 대부분 거둬들이거나 내놓은 매물에 호가를 몇천만원씩 높이겠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격매수 약화로 급반등하진 않을 듯

하지만 매수세가 적극 따라붙지 않고 있어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매수자들은 매도자와 다르게 금리 상승, 고유가 등 경기 침체 요인으로 정부가 적극적인 부동산 부양책을 펴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우정공인 김 사장은 “(이번 규제완화 계획 발표가) 평소 같으면 굉장한 호재로 작용할 텐데 아직은 잠잠한 편”이라며 “추격매수가 없어 시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토마토공인 김 사장도 “반등 하려면 매수세가 따라붙어야 하는 데 매도자들의 움직임과는 달리 아직 매수자들의 문의나 방문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잠실주공 인근 LG공인 관계자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은 새 정부 출범때도 있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시장이 냉각된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에서 크게 반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적극 반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다는 대출규제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심화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매수자들이 적극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재건축 규제완화 계획이 발표돼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빠르게 반응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아직 정부의 규제완화 계획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라면서 “재건축 하락세는 일단 멈출 가능성이 높지만 상승세를 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