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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의무비율만 풀어도 재건축 탄력

잠실 진주ㆍ둔촌 주공 등서 2만3천가구 공급 가능해져
층고ㆍ용적률 규제완화, 개포ㆍ고덕 재건축 힘받아








강남 재건축 사업 진행을 막는 규제는 겹겹이 있다.
하지만 단지별로 알아보면 걸림돌 하나를 못 넘어 사업을 중단한 사례가 적지 않다.

바꿔 말하면 이 단지는 이 규제만 풀어주면 사업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단계별로 규제를 완화해줌으로써 전체 재건축 공급량도 예측할 수 있고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

◆ 층고제한 완화 1만3000가구 = 강남 재건축 단지 중 현재 가장 쉽게 추가 공급이 가능한 곳은 개포지구다.






저층인 개포주공1~4단지와 시영은 177%를 적용받는데 이를 다른 2종 일반주거지 수준인 190%로 완화하자는 것이다.

개포지구는 2002년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용적률이 전체 평균 200%, 저층 177%로 지정된 바 있다.

개포주공1단지와 일원현대ㆍ대우는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아둔 상태로 용적률 상향만 되면 즉시 사업시행인가에 들어갈 수 있다.

개포주공2~4단지 역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라 곧바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대략 1만5000가구가 공급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예상이다.

고덕주공단지도 쉽게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다.

용적률 상향도 필요 없고 층고만 올려주면 된다.

지구단위계획을 새롭게 수립할 수도 있고 아예 뉴타운에서 이미 실시한 것처럼 2종 주거지 고도제한 규정을 풀 수도 있다.

고덕주공2단지 추진위 측은 현재 평균 16층, 최고 25층으로 지을 수 있게 돼 있는 것을 최고 45층까지 올려 달라고 요구한다.

이때 고덕주공3~4단지, 시영단지, 현재 공사 중인 1단지와 함께 대략 1만3000가구가 공급될 수 있다.

◆ 소형비율은 모든 단지 걸림돌 = 소형평형 의무비율 규정을 손봐도 공급이 늘 수 있다.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공급 100㎡(30평) 이상 가구 위주로 구성된 모든 강남 재건축 단지에 규제로 작용한다.

이런 곳은 재건축하고 나면 전용면적을 오히려 줄여서 들어가야 한다.

이 때문에 반포 재건축 단지에서는 평형 배정 우선권을 둘러싸고 주민 간 소송도 적지 않다.

수정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소형평형 기준을 전용 95㎡ 이하(공급 40평 미만) 정도로 상향하는 것과 △현재 전용 60㎡ 이하 20% 이상, 60~85㎡ 40% 이상으로 된 소형평형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다.

획일적으로 바꾸기 힘들다면 서울시가 건축심의를 통해 그때그때 결정할 수도 있다.

정밀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한 상태인 잠실 진주, 둔촌 주공도 소형평형 의무비율 조정으로 바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한 단지다.

잠실고밀도지구의 미성, 장미, 잠실주공5단지 등 잠실고밀도지구 등도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대략 2만3000가구가 공급될 수 있다.

◆ 재건축되면 강남권 전세 뛸 듯 = 규제를 완화하면 주민들이 추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지는 않을까. 지금으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때문에 지구단위계획으로 한시적 규제 완화를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가격은 어떻게 될까.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늘어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당분간은 집값 불안 요인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 기다리면 급등 가능성은 더 커진다.

그나마 올해와 내년 잠실 강동 반포 판교 등의 입주로 강남권 이주 수요를 다소 흡수할 수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고덕지구와 개포지구가 재건축을 하면 포이동 양재동 등 강남권 다가구 다세대 전세금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팀장은 "반면 중대형에 사는 다주택자가 많은 반포지구와 잠실고밀도지구가 재건축에 들어가면 강남과 송파의 기존 아파트 가격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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