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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상류층 사모님들 ‘강남 원정 스타일 쇼핑’ 봇물
[일간스포츠] 2008년 03월 06일(목)

[JES 이현] 부산에 거주하는 김모(43•여)씨는 한 달에 한번 친구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서울 청담동과 압구정동 거리를 찾는다. 자신이 즐겨 찾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은 후 근처 갤러리아 백화점과 로데오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기 위해서다.

비행기를 타고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3만원. 거기에 김포공항∼압구정동까지 왕복 택시비가 4만원 더해져 17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최근 트렌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아까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 상류층 ‘사모님’들 사이에 '강남 원정 스타일 쇼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들 중에는 서울에 살다 부산으로 내려간 탓에 청담동과 압구정 문화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전통 부산 상류층이 대다수다. 고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탓에 생활적인 여유가 있는 4050 나이대가 주류를 이룬다.


서울의 지인들이 개최하는 전시회나 연주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서울에 왔다가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찾는 경우도 있다. 3시간이 소요되는 KTX보다는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비행기를 선호한다.

청담동에 위치한 헤어숍 애브뉴준오 솔희정 디자이너는 "헤어숍을 찾는 부산 분들 중에 오래된 단골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사치스럽다기보다는 '미(美)'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신 분들이다. 청담동을 찾는 것도 이곳이 굳이 마음에 든다기보다 유행의 메카이고, 문화를 좀더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친구들과 함께 와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부산 상류층들은 “지방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좀더 좋은 교육을 위해 서울로 '피아노 유학'을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좀더 첨단의 문화를 누리기 위해 서울을 찾는다”고 입을 모은다.

로데오 거리 명품숍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 '서울 부자'보다 '부산 부자'가 더 강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듯 부산 상류층들은 서울 상류층 못지 않게 고급 문화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아무래도 지방의 경우 쇼핑 품목에 한계가 있고, 신상품을 선보이는 시기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상류층 부인 김모씨의 하루

오전 9시 20분 비행기를 타고 서울행. 1시간 소요
오전 11시 10분 친구들과 청담동 레스토랑에서 점심
오후 1시 청담동 헤어숍 도착
오후 4시 친구가 개최하는 전시회 관람
오후 5시 갤러리아백화점과 로데오 거리 명품숍 쇼핑
오후 8시 20분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부산행

이현 기자 [tanak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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