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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기업 건설·임대업 나선다
[파이낸셜뉴스] 2007년 12월 11일(화) 오후 05:25 가 가| 이메일| 프린트

소비재기업이 고유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건설업,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박단소(輕薄短小)사업인 식품, 제과, 음료, 패션 등을 영위하던 소비재기업들이 최근에는 부동산개발, 건설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건설업 등의 경우 최근 들어 장기적인 건설경기 불황으로 리스크가 커져 가고 있어 소비재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소비재기업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로 첫발을 디딜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 기업은 보유하고 있던 공장부지나 물류기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부동산 개발업 진출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는 11일 “수원공장, 김포공장, 영등포공장 등은 매각이나 개발에 적합한 부동산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김포공장의 경우 부지 매각방안과 자체 개발 방안 등 모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김포공장은 위치나 면적 등을 고려할 때 매각보다 개발이익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포공장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일대 10만4000㎡가 넘는 규모로 주거용도로 개발될 경우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리온도 지난해 8월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건설회사인 메가마크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 쌍용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 건설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오리온은 당장 서울 용산 문배동 오리온 본사 부지 9000여㎡와 계열사인 롸이즈온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도곡동 부지 3000여㎡을 주상복합건물 등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를 교두보로 삼아 제주도 등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등 레저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은 서울 서초동의 노른자위 땅인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3만3000㎡) 개발 프로젝트에 시행사로 참여키 위해 부동산 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속옷업체들도 건설사를 인수하거나 부동산 임대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견 내의업체인 트라이는 지난 10월 건설업체인 명지건설을 인수했다. 트라이브랜즈는 명지건설 인수를 통해 대주주인 대한전선의 건설업 및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란제리 업체인 비너스는 지난달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트라이 본사를 인수해 부동산 임대업에 나섰다.

속옷업체 관계자는 “속옷업계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한정된 시장 안에서 업체 간 마켓쉐어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이다보니 아예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영역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면서 신규사업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 다른 업종으로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박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