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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7-08-21 11:24

◇ 남북정상회담, 한반도의 서광을 알리는 신호탄


[손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김대중 전 대통령

▶ 6.15 공동성명을 창출하신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아요.

내가 걱정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에 남북정상회담이 안 되면 다음 정부가 맥을 이어갈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걱정을 했었어요. 그게 해결이 되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앞으로 남북 간에는 매년 정상회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상회담을 하면 총리와 장관들 회담을 하고 국회회담도 하고, 이렇게 계속 서로 오고가고 협력하는 거죠.우리가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얼마나 세상이 변했어요. 중요한 것은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었어요. 그렇게 우리를 원수로 생각하고 미워하던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서 고맙다, 남한이 잘 사니까 부럽다, 평화적으로 살고 싶다고 하더니 마침내 문화적 변동이 생기고 있잖아요.

북한에서는 알다시피 남쪽의 대중가요가 유행하고 있고 TV드라마가 오고 있고 심지어 영화관에서도 보고 있거든요. 이러니까 문화의 변화가 오는 거예요. 마음이 바뀌어졌단 얘깁니다. 이것만 봐도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게 성공한 것이라고 보는데 이산가족이 가장 절실한 문제에요. 내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50년 동안 총 200명이 서로 만났어요. 그런데 대통령이 된 이후로 1만 5천 명이 만났어요. 앞으로 계속 만날 거예요. 이것만 해도 어딥니까. 50~60년 동안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던 사람들이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리고 중소기업들이 잘 안 돼서 베트남으로도 가고 중국으로 가는데 앞으로 북한으로 가야 돼요. 북한으로 가면 거리가 짧고 말이 통하고 노동력이 우수하고 임금이 싸고 아주 좋아요. 여기 있는 중소기업들 대부분이 살아나요. 또한 지하자원이 세계적으로 부족한 시대인데 북한이 우수한 지하자원이 많아요. 북한의 지하자원을 캐면 북한도 도움이 되고 우리도 도움이 되는 거죠. 개성공단도 북한의 도처에 만들어서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거기서 벌어먹고 살도록 만들어야 돼요.

중요한 것은 철도를 연결시켜서 시베리아 대륙을 관통해서 유라시아 대륙, 유럽까지 파리, 런던까지 가야 해요. 그럼으로써 한국은 태평양쪽의 물류거점이 되고 대서양과 마주보는 거죠. 그 사이에 있는 중앙아시아가 석유, 가스, 광물 등이 나와서 노다지판인데 우리도 거기에 들어가서 그 판에 끼어야 해요. 이런 점에 있어서 우리는 북한과 관계를 잘 맺어서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해 가는 진출이 장차 21세기 발전에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좋아져야 하고 남북관계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정상이 만나서 서로 믿음을 주어야 해요.

내가 6.15 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인 말이 있었어요. “인생이란 것은 누구나 영원히 사는 사람이 없다. 또 높은 자리에 간다고 해서 영원히 가는 사람도 없다. 당신과 나는 남북을 대표하는 입장인데 우리가 마음 한 번 잘못 먹으면 우리 민족이 공멸한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잘 먹고 평화를 유지하고 잘 협력해 나가면 우리 민족이 다 같이 축복을 받을 것이다. 역사에서 높이 평가받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의 예를 들어서 우리가 당신들을 흡수 통일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우린 그럴 생각 없다. 아니, 그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능력이 없다. 우리는 북한이 독자적으로 경제발전을 하는데 도와주고 남북이 그렇게 왕래하면서 교류협력하고 장차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것을 바라지 흡수통일 같은 거 안 한다. 마찬가지로 당신들이 일부에서 생각하는 공산당 통일은 우리도 죽어도 용납 안 한다. 만일 그렇게 하려고 하면 전쟁밖에 없다. 그런 건 당신들도 꿈에라도 버려야 한다. 그러니 같이 살면서 같이 협력하고 같이 발전하다가 이만하면 됐다 할 때 그때 통일하자.”

그것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천 마디 말보다도 더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2차 정상회담하게 되었는데 한 마디로 말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 성공할 겁니다. 6자회담도 성공할 거예요. 이제는 미국과 북한이 이해가 맞아떨어졌어요. 지금까지 남북이 잘 안되었던 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나빠서예요. 내년부터는 한반도 동북아시아에 서광이 비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통일 될 때까지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박정호 기자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