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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아름다운 가게'..아름다운 성과 개점 2년..기증량.순매출 전국 최고 연합뉴스 입력 : 2007.03.29 11:20 /

“교환이나 환불도 할 수 없고 친절한 종업원이나 화려한 실내장식도 없어요. 물건을 많이 사면 오히려 눈치가 보이죠. 그래도 이 곳을 찾는 기증천사, 구매천사, 활동천사들은 항상 행복한 표정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KT분당지사 1층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 분당이매점을 찾아오는 구매고객이나 자원봉사자, 기증자들은 모두 ’천사’로 통한다.


▲ 오는 31일 개점 두 돌을 맞는 '아름다운 가게' 분당이매점 매장에서 매니저 이명희(왼쪽)씨와 자원봉사자(활동천사)들이 고객(구매천사)이 구입한 물품을 포장하고 있다. '잘 사는 동네라서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매장의 기증량과 순매출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연합
2002년 10월 나눔과 순환을 새로운 생활운동으로 표방하고 출범한 ’아름다운 가게’는 전국에 7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2005년 3월 31일 44호점으로 개설된 분당이매점은 개점 2년만에 신도시 분당에서 ’나눔의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진원지로 주목받고 있다.

개점 첫해에 2년 연속 물품 기증량과 순매출액 면에서 전국 1위, 총매출은 서울 안국점(1호 본점)에 이은 2위로 기록해 사실상 전국 최고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의 경우 1천800여명이 7만2천점의 물품기증, 3억6천1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여섯 명이 250점을 기증하고 120명이 350점을 구매한 셈이다.

아파트.기업체.학교 등 크고 작은 외부참여 행사가 138 차례나 열리면서 한달 평균 매출도 첫 해 2천500만원에서 3천500만원으로 부쩍 늘어났다.

지난해 9월 ’미켈란쉐르빌(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과 함께 하는 하루’ 행사에서는 2천여점의 물품이 기증돼 하루 750만원을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곳 매장은 자원봉사자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정기 자원봉사자 40여명, 포스데이타 가족봉사단 30여명, 삼성SDS 봉사단 40여명이, 초.중.고생 200여명이 ’활동천사’로 매장운영을 돕고 있다.

방학 때 초.중.고생들이 참여하는 일일가게에는 2년간 180여 차례 1천여명이 참가해 나눔과 봉사를 체험했다.

분당이매점을 개설할 당시 ’잘 사는 사람들이 많아 매출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은 기분좋게 빗나갔다.

▲ 오는 31일 개점 두 돌을 맞는 '아름다운 가게' 분당이매점 매장을 찾은 주민들이 구입할 물건을 고르고 있다.'잘 사는 동네라서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매장의 기증량과 순매출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연합

’활동천사’ 출신 매장책임자인 매니저 이명희(42.여)씨는 “분당에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외국에 살 때 나눔문화를 경험해본 주부들이 많아 이런 공간을 갈망하고 있다”며 “운동 삼아 찾아오는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 장구를 배우러 가며 들르는 ’장구형님’, 서울에 살지만 성당에 올 때마다 찾아오는 ’서울 아주머니’, 큰 소리로 인사 잘하는 꼬맹이 예안이...모두 단골 구매천사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KT가 매장공간(56평)을 제공하고 공공경비를 부담하고 있는 분당이매점은 기업과 지역주민, 시민단체가 하나로 뭉쳐 운영하는 나눔과 기부문화의 모범사례”라며 “분당의 경우 기증량도 많고 자원봉사자원도 풍부해 뜻있는 기업이 공간만 제공하면 당장 추가 매장을 개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당이매점은 30일 매장에서 아름다운 가게 및 KT 관계자와 연예인 봉사자(정태우, 데니스 오) 등이 참석한 가운데 KT 임직원과 KT 광고모델들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하고 장바구니와 화초를 선물하는 2주년 기념 ’KT와 함께 하는 봄의 축제’ 이벤트를 벌인다.

◇물품을 기증하려면 = 매장에 직접 기증할 수 있고 콜센터(☎1577-1113)로 전화하면 수거차량이나 택배회사에서 방문해 가져간다. 최근엔 재활용이 어려운 가전제품을 매장 앞에 놓고 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구 냉장고 에어컨 등 설치인력이 필요한 대형 제품은 기증받지 않는다.

기증된 물품은 내부 담당부서로 보내져 분류.수선.가격책정 과정을 거쳐 각 매장으로 배분돼 판매된다. 100원짜리 휴대전화 고리부터 수 십만원이나 수 백만원대 명품의류도 나온다. 수익은 정기배분.특별배분.긴급배분.테마배분.문화나눔.현물배분 등 다양한 형태로 소외계층에게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