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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 평촌 초원마을 세경19평에 10여년 살았었고
아주 최근 조원주공 34평 아파트에 이주해와 살고있다

이름도 첨 들어본 초원 세경아파트는 90년대 초 관양동에 있는 아버지소유의 땅이
도로공사로 조금 잘려나가며 보상으로 받은 입주권이었다
그리고 수원조원주공은 98년 당시 신문광고를 보고
내가 직접 분양받아 놓은것이었다 평당 300만원대였고 당시 분양가는 대략 1억800쯤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평촌세경은 아버지명의로 되어있었지만
분가한 이후 10여년간 거기서 줄곧 내가 살았다
때문에 평촌사정은 손바닥보듯 훤히 알고있다

평촌은 불과 3년전만 해도 슬럼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당시 이제 평촌시대는 끝났다는게 정설이었다

평촌 골목골목 어디를 가봐도 흡사 인도분위기가 연출됐었다
특히 셋별단지나 은하수단지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그 허름함에 정말인지
인도 켈커타 어디엔가 와있다는 느낌을 곧잘 받는다
목련 향촌단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초원도 그렇고
주변환경이 영락없이 인도남부나 에집트 기껏 좋게봐줘야 예루살렘정도다

분위기탓에 어느누구하나 거들떠 안보았다
슬슬 평촌에서 인근 비산삼성이나 모락산근처 반도보라쪽으로 빠져나가는 추세였다
당연히 시세또한 인근이 훨씬 비쌌다
지금 15억이라는 엄청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목련두산도 그땐 4억이면 충분히 뒤집어 썼다

평촌주민들도 대체로 슬럼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자기들이 봐도 낡았고 구식인데다 본전을 빼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살았으므로

그런데 2년전인가 언젠가 기억이 가물한데 별안간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최근 평촌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오른곳중의 하나라는 그때 당시 언론보도였다
그럴리가 평촌사람이었던 나도 완전 금시초문이었다
정말로 집값이 그렇게나 많이 오르는 상황이었다면
해당주민또한 어느정도 하다못해 아주조금이라도 감지하고 있었어야 이치가 아닌가
이럴수가... 어떻게 전혀 역사에도 없던 사실이 별안간 기사로 둔갑할 수 있을까
술렁거림과 동시에 팔려던 사람들이 추춤하기 시작했다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로 청와대 버블쎄븐 발표 있었으니 완전히 쐐기까지 박은 꼴이다
평촌아파트는 이제 날개를 달았다

직감으로 그때 알았다
아~ 각본이었구나 모두가 이런식이었구나
집값이 단지 해당지역 집주인과 수요자의 관계라면 기껏해야 산술적으로 오르는데 그치고 말것을
그래서 진작부터 별 문제가 안될것을
과거 강남이 그랬고 분당이 그랬듯이 거기서 촉발돼 미친듯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데는 반드시 언론의 후광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이 치사한 수법을 전수해 평촌이 기어이 기사회생시키고 만것이구나

지금 평촌 웬만한 50평대 아파트는 모두 10억이 훌쩍 넘는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10억을 쉽게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게 된는지 쓴웃음이 난다
30평대도 대부분 6억이 넘는다 이제 어중이 떠중이 평촌사람들은 한결같이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다
분위기 만땅이다 정말로 자기들이 10억대 부자라도 된양 들떠있다
무궁화경남아파트 32평 살고있는 내친구 박모씨도
요즘들어 자기아파트 시세가 7억을 약간 웃돈다는 사실을 알고 활짝웃는다
내가볼때 그 친구 거기서 평생살아도 7억가치 못빼낸다
아파트단지주변으로 사방 8차선도로에다 고작 유명학원가 하나인데 어떻게 거기서 7억가치를 빼낼까
더군다나 박씨 큰아들 이번에 한세대학교 넣다 떨어졌다는 소릴 들었으니 그 학원가도 완전 파이아닌가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물론 지금 박씨가 그 아파트 팔면 6억 몇천쯤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가보기에 박씨 그나마 욕심에 죽었다 깨나도 그 아파트 못판다
박씨가 그 아파트를 팔 수 있는 시기는 아마도 분위기가 침체될 무렵일 것이다
10 %만 매물이 쏫아져 나와도 가격이 20 % 쯤은 빠진다고 한다
물론 박씨가 그때까지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수 있다
박씨가 결국 매물을 내놓는 순간은
아마도 분위기가 급반전해 20 % 매물이 힌까번에 쏟아져 나올쯤일 것이다
그럼 7억아파트가 5억에도 팔리지 않는다
단기간에 오른 평촌 14억 아파트라면 아마도 그때가 세토막나는 순간이 될것이다
참고로 평촌 목련두산아파트 50평대 시세가 14억이라고 해도
해당 세대 전부가 14억이란 말은 아니라는거다
14억을 고스란히 받아낼 수 있는 진짜 운좋은 세대는 고작 1%도 안된다
그러니까 고작 1%를 가지고 그것도 통계랍시고 내놓는 판국인것이다

지금 평촌사람들이 웃는다
1~2 % 쯤 웃어야 하는데 모두가 부자라도 된양 전부다 웃는다

내가 지금 살고있는 수원조원주공은 얼마쯤 될까
거품이 없으니까 아마도 50% 쯤은 제가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