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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택보다 아파트가 주거지로서 환영받는 지금, 아파트는 과연 우리에게 편안한 집이 될 수 있는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중심으로 아파트 이권다툼이 벌어져 시끄럽다.

얼마전 수지 한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이 관리사무소를 점거하는 일이 있었다. 동대표회장과 관리업체의 비리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과 동대표회장, 관리업체간의 갈등이 표출된 것. 주민들은 비대위를 구성해 새로운 동대표를 선출했고 관리업체와 합의를 보는 등 일단은 수습에 나섰다.

입주자 대표회의구성에도 이권다툼으로 몇년째 싸우고 있는 아파트가 있다. 전 입주자대표회장과 현 회장의 엇갈린 의견이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등 주민간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전 입주자대표회의는 업체에 하자진단을 맡기고 250여억원의 하자보증금을 감정받았다.

하지만 현 회장은 “아파트 하자보증금이 250억원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주장하며 “하자진단을 맡긴 업체가 영업정지처분으로 벌금을 낸 곳이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아직도 서로 의견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위 사례처럼 아파트 이권다툼에‘동대표’가 관련되는 일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입주자 대표회의’를 통해 아파트가 관리돼 방범, 치안, 환경, 위생, 소방, 입주민 상호간의 분쟁조정 등 아파트 안 정부역할을 맡고있다. 동대표는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입주자들이 선출한 대표로 입주자 대표회의의 구성원이다.

특히 동대표회장은 입주자 대표회의의 실세로서 주민들의 관리비를 관리하게 된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보통 1년에 3000만~1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심의하고 관리소장을 통해 집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파트 주민들은 “관리비가 얼마나 된다고…”하며 무관심하다. 이틈을 비집고 일부 대표들은 아파트 비리를 저지른다.

지난 한해 경찰이 전국의 아파트 비리를 수사해보니 전국 아파트단지의 22.5%에 이르는 아파트에서 비리가 적발됐다고 한다. 입건자 중에는 동대표와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당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기까지 했으나 별다른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지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한 아파트주민은 “무엇보다 주민단합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이 문제에 대한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대응할 수 있다”며 아파트 이권다툼의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주민들이 아파트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가급적 입주전 공구등 이권에 개입했던 동호회 및 운영진을 배제하고 객관적.민주적 입장의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은 입주자대표회의의 감사기구로서 그 기능을 수행해 아파트 관리의혹을 줄여 줄 것이다.

방숙희 기자. 용인 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