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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창업자인 고(故)최종현 회장이 기업을 일으킨 ‘그룹의 태생지’가 지역개발 논리에 떼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SK그룹의 태생지는 현재 SK케미컬 수원공장이 위치한 경기 수원시 평동 일대인데 최근 수원시가 이 지역을 ‘역세권개발에 따른 개발 전략지구’로 지정하면서 공장이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

이와 함께 해방후 일본회사였던 선경직물의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1966년 선경화섬을 세워 ‘제2의 태생지’로 불리는 수원시 정자동 SKC 수원공장도 지방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18일 수원시와 SK에 따르면 시는 SK케미컬 공장을 포함한 평동 일대를 ‘수원 역세권개발에 따른 개발 전략지구’로 지정하고 지난해 10월 개발행위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07년까지 건축물에 대한 신축 및 증축이 제한된다.

60년대 개발 당시 이들 공장은 논밭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이제는 공장주변에 각종 현대식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자체와 주변 지역 주민들의 개발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환경민원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SK케미컬은 이에 따라 주민들의 요구 등을 수용, 현재 제품생산을 중단하고 공장부지를 물류창고로 임대중이다.

SK는 현재 평동공장 부지 일부에 고 최종건 회장 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SK그룹의 기념비적 공간 마련에 무게를 두고 부지에 대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동공장을 포함한 이 지역을 주거환경정비사업지구로 지정키로 내부 방침을 세운 시가 주거지역 적합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박물관 건립에 난색을 표명,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SK측은 평동공장이 SK의 ‘태생지’임을 강조하는 한편 이 지역을 SK의 기념비적 공간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수원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SK그룹 제2의 태생지인 SKC 수원 정자공장도 충북 진천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정자공장은 고 최종건 회장이 지난 1966년 선경화섬을 세우면서 68년과 69년 아세테이트, 폴리에스터 공장을 설립했던 곳이다.

SKC는 정자공장의 주력 생산품인 폴리에스터 필름(PEP)이 사양산업인데다 다른 생산기지로 활용하려 해도 공장증설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를 이월산업단지로 이전키로 하고 지난해 말 이후 충북 진천군에 대규모 전용공단을 조성중이다. SK는 이월산업단지에 오는 2008년까지 총사업비 3123억원(부지개발 313억원, 건축설비 281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이월산업단지 조성으로 수원공장 이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회사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SKC 수원공장 부지 주변은 이미 아파트촌이 형성돼있는 노른자위 땅으로 매각에 무게를 둔 수원공장 부지 활용 방안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SK그룹의 태생지들이 잇따라 사라질 상황을 맞고 있다.

/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