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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누르면 리모델링이 뜬다?’ 정부의 재건축 추가 규제 방안이 본격화되면서 관심의 시선이 리모델링 단지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 단지는 재건축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은커녕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기만 한 모습. 재건축 못지 않게 울상을 짓고 있는 강남권 리모델링 단지의 현재 표정을 살펴봤다.

재건축 규제 따른 반사이익 없어
호가 높인 매물만 이따금씩 등장

“매도자들이야 비싼 가격에 내놓으려고 하지만 그 가격에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요” 현재 강남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정부의 재건축 규제를 호재로 삼으려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인 매물을 간혹 내놓고는 있다. 하지만 재건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매수자들이 리모델링으로 쉽게 방향을 틀지 못해, 거래는 전무한 상태다. 정부의 재건축 단지 압박에 따라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지 않겠느냐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을 무색케 하는 결과다.

주민 80% 가량이 리모델링 추진에 동의하고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등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는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 재건축 추가 규제가 예고된 지난 2월 2일 이후 5억 5,000만 원 가량하던 43평형의 호가가 6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매가로 굳어지지는 못한 상태. 인근 서울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책을 발판 삼아 비싼 가격을 부르려는 매도자와 가격이 빠지면 매입하겠다는 매수자들이 접점을 찾지 못해 거래 시장은 한산하다”고 전했다.

이미 리모델링 호재로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단지들도 매수하겠다는 문의를 찾아볼 수 없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극동은 지난해 활발하게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며 평형별로 1억 원 이상 가격이 상승한 상태. 이번 호재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반등을 시도했으나 인근 단지에 비해 너무 높아진 가격 탓에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고 인근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단지는 현재 31평형이 6억 5,000만 원 선에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단지들은 오히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며 매수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추진위가 공존하고 있는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인근 낙원공인 관계자는 “현재 35평형이 7억 3,000만~7억 5,000만 원 선으로,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방침에 따른 가격 변동은 없다”며 “그러나 재건축을 기대하고 문의를 해오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고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도 없다”고 전했다.

실수요 중심으로 가격 형성
리모델링 투자 메리트 못 느껴

매수문의가 활발해지며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단지도 있다. 지난주 매매가가 5억 5,000만 원 선이던 도곡동 동신아파트 29평형이 일주일만에 6억 원으로 올라선 것. 그러나 이도 재건축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이라기 보다는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동신아파트는 가~다 동에 이어 작년 12월 라동까지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사겠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꾸준하다”며 “그러나 이는 인근 노후 아파트에서 갈아타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일뿐, 투자자들의 문의는 거의 없다” 고 전했다. 쌍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 단지는 올해 말 이주•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압구정동 등 입지가 뛰어난 단지들은 매물은 찾아보기 힘든 반면 매수자들의 문의는 꾸준하다.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설이 나돌았던 압구정동 구현대5차 인근 S공인 관계자는 “12억 5,000만 원~13억 원 선에 35평형 매물 1~2개 정도가 나와 있다” 며 “장기적으로 재건축을 보고 들어오려는 사람들의 문의는 꾸준하지만 정부의 재건축 단지 압박에 동요하거나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