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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분양권 속출 파장
중소형 '상투잡아' 헐값에 급매물
대단지 여전히 고가 프리미엄
일부선 계약금 포기사태 우려
최근 신규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부산 동래구의 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한 시민이 분양가 이하로 급히 처분하려는 분양권 판매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김성효기자 kim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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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 발표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신규아파트 분양권이 헐값에 급매물로 나오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분양권을 급하게 내놓는 사람들이 '투기꾼'이라기보다 약간의 여유 자금으로 아파트에 투자해 '재테크'를 하려 했던 서민들이 많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을 주식시장의 '상투 잡은 개미군단'에 비유하며 오락가락하던 정부의 '냉온탕'식 주택정책에 휘둘린 셈이 됐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이 서울 강남과 판교신도시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이상 과열현상에 기인한 점을 들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방의 부동산 시장이 왜곡될 수 있고, 서민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차별화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양 당시엔 각종 혜택으로 부추겨=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현재 입주중인 A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결국 입주를 포기하고 분양가보다 300만원가량 싼값ㅂ에 분양권을 내놓은 30대 주부 박모(부산 수영구 수영동)씨. 그는 "3년 전 분양 당시에는 분양권 전매도 자유로웠고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등 각종 금융혜택까지 내건 아파트들이 홍수를 이뤘다. 결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풀어줬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당시 결혼한 친구들 대부분이 나처럼 약간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계약금만 걸면 되는 아파트들을 잡았지만 지금와서는 후회하고 있다"면서 "살고 있는 집이 안팔리니까 대출받았던 중도금과 잔금치를 여력이 안생겨 결국 새집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분양권 가격 양극화 뚜렷=최근 마이너스 분양권이 속출하는 신규 입주 아파트들은 500~1000세대 규모의 중소형 단지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금정구 구서동 롯데캐슬골드, 해운대구 센텀시티내 포스코 센텀파크 등 대형 평형대의 3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여전히 4000만~9000만원의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고 분양권 물량도 많지 않다. 비교적 분양가가 싸고 금융혜택이 많았던 중소단지에 투자했던 서민들이 각종 규제책의 등장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직접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계약금 포기?=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강정규(부동산학 박사) 교수는 "아직은 속단하긴 이르지만 최악의 경우 90년대 후반 IMF사태 당시처럼 계약금을 포기하면서라도 입주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특히 "자금 여유가 있는 부유층의 경우는 1가구 2주택이나 3주택 보유자라 하더라도 큰 타격이 없겠지만 서민들의 경우는 절실한 문제"라며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세 등의 조치는 과열현상이 강했던 서울 수도권에 먼저 적용한 뒤 추이를 봐서 지방확대를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고, 지역 사정에 따른 차별화된 주택정책 마련도 뒤따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승렬기자 bung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