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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누르니 여의도 뛴다

[파이낸셜뉴스 2005-05-30 22:18]

‘강남 재건축 누르니 여의도 재건축이 튄다?’

여의도 일대 노후화된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의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 대형평형의 경우, 한달새 최고 2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가 하면 아파트값이 연초부터 1억∼3억원까지 오르며 꺽일줄 모르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여의도 일대 아파트가격 상승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영향권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는 점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건립계획 등에 따른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달새 최고 3억 올라, ‘강남 안부러워’=30일 여의도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 서울, 수정, 공작 등 상업지역내 위치한 재건축 가능 3대 대표아파트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거의 사라졌다. 5월 한달새 4000만∼2억원선의 호가급등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여의도 지역 재건축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는 서울아파트는 지난주 69평형 로얄층이 평균 17억5000만원∼18억원선에서 일부 매물이 나왔다. 지난달 중순께 15억5000만원 정도(국민은행 기준)였던 시세에 비하면 호가가 한달새 무려 2억∼2억5000만원선 껑충 뛴 셈이다. 연초 15억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됐던 것에 비하면 최고 3억원 수준 오른 격이다.

특히 지난주 이 아파트 50평형의 경우, 한달전 일반거래가(국민은행 기준)보다 무려 2억∼3억5000만원 수준 높은 15억원선에서 실제 거래가 성사돼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부동산업소들은 여의도지역에서 실제 아파트 매매가격이 호가에 빠른 속도로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J부동산 관계자는 “일부 69평형 매물의 경우 매도자가 최고 20억원까지 호가를 부르고 있다”며 “실제로 그 가격을 주고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고 일단 한건이라도 거래가 성사되면 곧바로 거래가로 인정된다”며 “아파트매매 특성상 거래가 드물다고 해서 이를 단순히 호가로만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작, 수정 등 인근의 재건축 대상아파트 역시 최근 몇달사이 가격 오름세가 꺽이지 않고 있다.

G부동산 관계자는 “공작아파트의 경우, 현재 28평형이 6억2000만원 정도, 38평형이 8억2000만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지만 4∼5개월전부터 매물자체가 실종돼 실제거래가 이뤄진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공작아파트 28평형은 한달전 호가가 5억5000만∼5억6000만원으로 한달새 7000만∼8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인근 수정아파트 23평형도 연초보다 약 1억원가량 오른 5억8000만원선에서, 50평형의 경우 연초보다 약 1억2000만∼1억3000만원 정도 오른 10억원 정도 선에서 매도의뢰가 접수되고 있다.

◇실제 재건축 전망은?=여의도 일대 아파트의 가파른 가격 상승 배경에는 최근 한성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한 여의도자이와 같이 재건축을 통한 주상복합으로의 변신가능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공작, 수정아파트 등 3개단지와 진주아파트 전체 단지중 일부동(약 50%)의 경우, 현재 상업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비교적 빠른 시간내 재건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수정아파트의 경우, 현재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가 설립된후 주민동의절차를 모두 마치고 설계용역을 의뢰해놓았다”며 “이르면 하반기 초 조합설립 신청 및 인가 등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정아파트의 재건축이 일단 본격화되면 인근 공작아파트, 서울아파트 등에도 심리적인 영향을 미쳐 그간 미진했던 주민동의과정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여의도가 투자가들로부터 정부의 서슬이 퍼렇게 서있는 강남권 재건축에서 한발짝 물러나 ‘쉬어가는 투자처’로 새롭게 각광받는 영향도 커다. 규제는 상대적으로 덜한반면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건립, 지하철 9호선 개통예정, 최근 떠오르는 한강 조망권 확보 등 개발호재는 오히려 강남권을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마저 듣고 있다.

K부동산 관계자는 “ 여의도 아파트값은 강남권과 비슷하지만 정부의 강남권 규제에서 한발 빗겨서 있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여의도 일대에서 재건축 아파트를 구하는 매수의뢰 고객의 상당수가 강남권에 거주하는 투자자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