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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댁의 표현대로라면 타이어의 새까만 먼지가 들어오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입니다. 저희 아파트에는 준공때부터 사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댁의 말대로라면 그 분들의 건강은 상할대로 상해있으시겠네요. 특히 호흡기계통으로요. 

이 세상 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차이점을 보이며 제각각 다른 생각들을 하고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하는 점만을 강하게 표현하고 사는 사람은 어디서든 융화되기 힘들것입니다. 

사실, 먼지와 소음에 시달리며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서울이란 곳은 이미 대기오염이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 아닙니까? 저도 몇 년간을 미국에서 살다가 서울에 도착해서 제일 속상했던 점이 오염된 공기였으니까요. 얼마나 떠나 있었다고 주제넘게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나'라고 생각했던 서울에서 벌써 2년째 살고 있습니다. 그 생각을 했던 곳은 저희 아파트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매일 다니는 서울의 한복판이었습니다. 

댁에겐 아주 나쁜 이미지의 아파트일라도, 5차아파트는 약 560세대의 행복한 삶의 터전입니다. 제가 느끼는 저희 아파트의 자랑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지소음"님이 올린 글로 손상된 5차 아파트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살리기 위해 쓰는 부분이므로 다른 분들께는오해없이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물론 완벽하게 깨끗한 공기는 아닙니다만,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이기 때문에 한강을 따라서 운동하는 즐거움을 뺄 수 없습니다. 한강에 자연 그대로 보존된 갈대밭, 자연 학습장, 공원들은 아이들의 정서에 좋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또한 위치나 교통 시스템이 좋아서 서울 어디든 가깝게 다닐 수 있는 점도 들 수 있겠지요. 아파트 바로 앞에서 여의도나 잠실방면의 여러 노선의 버스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파트의 주차장은 타 아파트와는 현저하게 차이날만큼 여유있는 공간이라서 편하게 주차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아파트들에 사는 주변 사람들 보면, 저녁시간에 차를 갖고 나가길 꺼려하던데 그 이유는 돌아왔을때 주차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고층에 살기때문에 댁이 표현한 소음이 있을만 하지만, 새시를 새로 설치해서인지 소음의 고통없이 애들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앞에 막힌 곳이 없어 거실에서 저멀리 스타빌딩, 타워팰리스까지 시원스럽게 조망하구요. 한강과 강남의 야경을 둘다 누릴 수 있는 점도 감사하답니다. 요즘은 워낙 재건축에 걸림돌이 많아서 언제 시작이 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5차 아파트는 33,35평으로만 구성되어 재건축에 유리한 점도 있다고 합니다. 

25년이 된 5차 아파트는 물론 낡았습니다. 구조도 요즘 아파트랑은 비교가 안되겠지요. 일부 사람들은 최상의 주거공간에 살고 있겠지만 대부 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 게시판은 그것을 다 까발리고 깍아내리는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공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댁의 '타이어의 까만먼지가 들어가는 아파트'란 표현은 심히 부적절했다고 생각되어, 장문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댁의 누이가 잠원동 5차아파트에서 버티지 못할 정도로 소음과 먼지에 예민하다면 어디를 간들 만족할까요. 

아!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당신과 당신의 누이가 사는 곳은 어디신지? 혹 제주도나 강원도에서 사시나요? 올 봄, 특히나 더욱 심하리라 예상되는 황사에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