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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이어진 공청회와 토론회 내용들입니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공청회) 4월22일..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기성 시가지내 다양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지닌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들이 외연적 확산에 의한 도시화과정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향후 도시주택정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각종 규제의 완화 및 지역간 불균형 해소 등의 종합 대책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11·3대책에서 기성 시가지의 재건축사업 활성화를 통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일으키고자 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월초 임대주택 폐지, 주택규모 건설비율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을 담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도시정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11·3대책의 후속조치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시정비법 개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뚜렷한 규제완화 입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오히려 모법보다 더욱 강화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이하 ‘도시정비조례’)>로 정부 방침과는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규제정책의 시발점이자 재건축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연한제한을 중심으로 문제점과 연한제한 완화의 당위성, 그리고 개선방안을 모색해본다.





∥주택 재건축 연한제한 관련 법체계



재건축 연한 제한이란 공동주택 준공 이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이후 재건축사업의 추진을 허용하고 있는 규제조치를 말한다. 도시정비법에서는 주택재건축사업을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ㆍ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으로 정의함. 이는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되어야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도시정비법 제2조제3호에 따르면 노후·불량건축물이란 ▲건축물이 훼손되거나 일부가 멸실되어 붕괴 그 밖의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건축물, ▲주변 토지의 이용상황 등에 비추어 주거환경이 불량한 곳에 소재하고,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건설하는 경우 그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하여 효용의 현저가 증가가 예상되는 건축물, ▲도시미관의 저해, 건축물의 기능적 결함, 부실시공 또는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조례로 정하는 건축물 등이 해당된다.



동법 시행령 제2조제2항에 따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축물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준공된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도시기본계획상의 경관에 관한 사항에 저촉되는 건축물, ▲건축물의 급수·배수·오수설비 등이 노후화되어 수선만으로는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없게된 건축물 등을 말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건축물에 대한 세부적 기준은 시·도조례로 정하고 있다.

주요 지자체별 노후·불량건축물 산정기준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가장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준공연한을 20년으로 산정한 모법에 비해 서울시는 재건축 가능연한을 두 배에 달하는 최대 40년의 과도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988년에 준공된 공동주택의 경우 도시정비법에 의거 올해부터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지만 서울시 기준대로라면 34년이 경과한 2022년이 되어서야 가능하다. 서울시내 위치한 공동주택의 경우 1986년 이후 준공된 공동주택은 30년을, 1991년 이후 준공된 공동주택은 40년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시와 주요 지자체간 연한제한 기준을 비교할 때 최대 14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역간 형평성 논란과 함께 위임 입법에 있어 재량 범위를 과도하게 침범하고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조례 재건축 연한제한의 문제점

◆ 구조안전의 맹점



재건축 연하제한 완화의 첫 번째 문제점으로는 먼저 이상 없다는 구조안전 부분이다.

구조안전 관련 서울시측은 “철근콘크리트의 수명이 최소 100년 이상 견딜 수 있다”며 “재건축 허용 연한을 최장 40년으로 정한 것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정상적 상태의 철근콘크리트의 내구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여러 예외적 경우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먼저 1991년 이전에 건립된 공동주택의 경우 지진에 대응하는 내진공법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공사기간을 고려한다면 1991년 이후 준공된 공동주택이라도 철근콘크리트의 내구성과 무관하게 구조적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또한 1988년부터 1992년에 걸쳐 이뤄진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공급정책 당시 건립된 공동주택의 경우 건축자재에 위험성이 제기된다. 당시 갑작스런 주택 급증으로 인해 심각한 건축자재난을 겪었고, 이때 사용된 저급한 중국산 건축자재 및 바다모래 등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내진공법이 적용되지 않았거나 진정성이 의심되는 건축자재 등으로 이뤄진 공동주택에 대해 익히 알려진 콘크리트 내구연한을 기준으로 구조안전을 판단하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이밖에도 공동주택은 상·하수도, 가스, 전기·통신 등 여러 부속설비가 조합돼 이뤄진다. 이들 부속설비의 내구연한은 콘크리트에 비할 바가 못된다. 이는 재건축이 이뤄질 때까지 부속설비의 과다한 수선·유지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 형평성과 재량권 일탈 논란



현재 서울시조례는 20년 이상으로 정한 노후·불량건축물의 범위를 최장 40년으로 적용하고 있다. 여타 시·도의 경우 부산, 강원, 충북, 전북, 경남 등 5개 지역은 조례에 규정이 없어 시행령을 쫓아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을 재건축 가능 시기로 규정하며, 나머지 지역은 연한기준을 단순화하는 한편 최장 30년으로 정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준공 후 20년의 기준을 1981년으로 규정했는 바, 잠실, 반포, 청담·도곡 등 저밀도단지로 유명한 강남권 주요단지는 이미 재건축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상태이다. 반면 80년대 후반부터 개발이 시작된 강북권은 재건축을 시작도 못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2010년 재건축 가능한 세대를 봤을 때 강남권 4개구가 78%를 차지하는 반면 나머지 21개 자치구가 22%에 머무는 것은 지역간 형평에 위배된다는 의견이다.



재량권 일탈 논란은 도시정비법 시행령에서 20년 이후로 정한 노후불량건축물의 범위를 최대 40년까지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위임입법상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지난 22일 재건축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재건축 연한제한을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재건축이 이뤄지는 데에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함에도 서울시는 준공연한 등 일률적이고 과도한 규제로 강북권 아파트의 재건축을 사실상 틀어막고 있다”며 “준공시기에 따라 재건축시기가 2배 이상 차이나는 등 형평성에 어긋난 결과를 초래하는 한편 위임 입법상 재량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서울시 조례안을 강하게 성토했다. 노원구는 자체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12인의 변호사 가운데 7인이 현 서울시조례를 상위법 내용에 부합되도록 조례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했다.





∥재건축 연한제한 완화의 당위성

◆ 무의미해진 재건축 연한제한



2003년 12월 서울시는 도시정비조례 제정 당시 “실제 노후화 여부와는 상관없이 조기 재건축으로 인한 부동산 투기와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재건축 연한을 크게 강화했다. 최대 40년이란 기간을 두고 재건축시까지 발생되는 노후화 문제는 유지·보수라는 한시적 대안을 제시했고, 이가 바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인 것이다.



이른바 재건축의 대안으로도 불렸던 리모델링은 전용면적의 증축 등 정부의 당근책에 힘입어 활성화되는가 싶었다. 한강변에 위치한 용산 등지와 강남권 등 우수한 입지를 지닌 일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급부상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리모델링이라는 원천적 한계를 지닌 채 재건축에 준하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소유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재건축은 원천 봉쇄되고, 추진동력을 상실한 리모델링 또한 어려워 공동주택 주민으로선 유지·보수를 위한 불필요한 비용과 삶의 질 저하에 따른 불편과 고통을 감내해야한 하는 처지다.





◆ 주택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재건축 수요 급부상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이 필요한 사유로서 준공연한 외에도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건설하는 경우 그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하여 효용의 현저한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와 같이 사회·경제적 이유로도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규정대로라면 재건축 시행여부의 판단은 오로지 준공연한에 달려있는 듯 하다.



최근 사회가 급변화·급성장함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은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주택 수요 또한 여러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과거 공동주택으로는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정부 또한 “과거 주택가격 급등기에 마련된 불합리한 규제정책을 완화하고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더 이상 준공연한이란 일률적 기준만으로 재건축을 규제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개선 방안

재건축 연한제한을 완화할 경우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것인가?



연한제한 완화 관련 서울시는 ‘무분별한 재건축으로 인한 자원낭비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는 연한제한 완화시 재건축 물량의 일시적 집중으로 인한 주택수급의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것.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허용연한을 20년으로 단축할 경우 2009년 기준으로 13만3천세대인 재건축 물량이 33만2천세대로 19만9천세대가 급증하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자료처럼 준공연한을 20년으로 단축할 경우 재건축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연한제한을 곧바로 재건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재건축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준공연한이 경과했다해도 재건축 시행여부를 결정짓는 안전진단 절차를 거쳐야하며, 안전진단을 통과 후에도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및 관리처분계획 등 5년∼10년 이상 소요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외에도 재건축사업의 특성상 조합원간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워 사업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려와 같이 연한제한 완화가 주택물량의 일시적 급증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초기 재건축사업과는 달리 분양시장 악화 및 원자재 가격상승 등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져 이전과 같은 추진동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도 고려해야한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은 어떤 것일까?



연한제한 완화가 무조건적인 재건축 급증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지만 재건축 대상물량 증가라는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주거환경연합 김진수 사무총장은 “주택 200만호 공급 당시 건립된 공동주택과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던 시기의 공동주택은 구조안정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한다면 1992년 이전에 준공된 공동주택은 재건축 가능연한을 20년으로 하고, 그 이후 준공된 공동주택들에 대해서는 1년 경과시 1년을 더하여 준공연한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규제완화 정책에 발맞춰야
소형평형 의무비율 유지는 시장기능 왜곡시킬 수 있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기성 시가지 내에 다양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지닌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들이 외연적 확산에 의한 도시화과정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재건축·재개발은 도시주택정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더구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로 인해 국내의 경기침체도 우려할만한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정부에서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각종 규제 완화 및 지역간 불균형 해소 등의 종합 대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 내내 지속된 규제로 인해 고사상태에 빠져있던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완화정책을 통해 침체된 주택경기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임대주택 폐지, 주택규모 건설비율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을 담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울러 재건축 가능연한을 20년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개정안도 입법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뚜렷한 규제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상반된 길을 고집하고 있어 정비사업 지역 주민들과 업계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정비사업을 규정하고 있는 도시정비법보다 훨씬 강화된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를 입법예고하면서 소형의무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소형 의무비율을 완화할 경우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주택 공급난이 심화될 우려가 있어 기존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저소득층 서민을 보호하겠다’는 서울시의 방침 자체에는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서울시 정책방향을 보면 서민을 보호하겠다는 ‘명분’과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사이에는 건너기 힘들 정도로 넓은 간극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과도한 개입보다는 시장기능에 따라 여러 가지 재화가 배분된다. 이러한 시장은 자원의 최적배분과 가격의 결정 및 재화의 거래와 교환정보의 제공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리고, 주택도 다른 상품과 같이 시장원리에 의해 수요와 공급, 소비가 발행한다.



그런데, 이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시장의 실패가 정부의 개입을 초래하곤 한다. 특히 주택은 장기간의 생산기간을 필요로 하고, 다양한 관련산업의 연계 등 매우 복잡한 생산과정을 갖고 있으며, 택지의 마련과 이에 따른 공공서비스의 충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비탄력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주택은 지역간, 국가간 교역이 불가능한 비이동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서울의 주택이 부족하다고 해서 인접한 수원이나 인천의 주택을 수입해올 수 없으며, 주택을 대체할만한 상품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의 주택문제는 적정수준의 주택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공급된 주택도 계층간, 지역간에 형평성 있게 분배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며, 이것이 결국 정부의 시장개입을 불러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의 시장개입이 시장실패를 치유하지 못한 채 정부실패를 초래하기 쉽다는데 있다. 시장의 실패를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게 됐지만, 과도한 정부개입은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은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분양가 상한제를 들 수 있다. 정부가 서민생활을 보호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분양가를 직·간접적으로 통제했지만, 아파트 분양가의 상한을 인위적이고 일률적으로 정함으로써 아파트 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게 책정돼 결국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공급이 위축되어 장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더욱 상승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서울시가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과 상반된 길을 가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기능의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서울의 주요 재건축단지의 경우 소형 의무비율을 적용하게 되면 수익성 악화로 인한 조합원 분담금의 상승은 물론 현재 소유하고 있는 평형보다 더 좁은 주택을 분양받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이는 재건축을 추진할 원동력을 사실상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서민주택의 공급을 위해서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에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어나가려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처리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더구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민의 자리에서 중상층 혹은 상위소득계층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정비사업지역 주민들의 대부분 역시 서민이다. 서민의 재산권을 침해해 다른 서민을 보호한다는 발상 자체가 실패를 불러올 확률을 더 높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라도 서울시가 ‘쉬운 길’보다는, 어렵고 힘들지만 마땅히 가야만 하는 길, ‘명분’보다는 ‘현실에 바탕을 둔 실리’를 찾는 길을 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서민을 보호하고 도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생시키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을 찾는 해법은 시장에, 그 시장에서 부대끼며 희노애락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준공연한 제한 및 안전진단 기준 합리화 방안 모색
(22일, 재건축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토론회)





정부가 기성 시가지내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잔존한 규제조치의 합리화 방안 마련을 위해 토론회가 열렸다.



22일 시민일보 주최로 치러진 이번 토론회는 재건축 규제책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준공연한 제한과 안전진단 기준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참석한 패널과 해당 주제로는 신장진 국회의원의 ‘도정법 발의에 대한 설명’, 이노근 노원구청장의 ‘재건축기한 단축 및 안전진단기준 조정방안’, 김기철 서울시의원 ‘시의회 주관으로 조례개정 계획’, 주거환경연합 김진수 사무총장 ‘재건축 기한단축 관련 실태조사 및 재건축 시기조정’, 이인호 변호사 ‘서울시조례의 과도한 규제에 따른 법적 검토’, 서울시 권창주 주거정비과장 등이며, 시민일보 고하승 편집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날 토론회의 주된 화제는 준공된 이후 경과된 기간을 기준으로 재건축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연한제한 문제에 집중됐다. 신상진 의원과 이노근 노원구청장, 그리고 김진수 사무총장은 연한제한의 단축 또는 완화의 입장을 띄었고, 이기철 서울시의원은 중도의 의견을, 권창주 주거정비과장은 현행 방침의 유지 입장을 나타냈다.



먼저 신상진 국회의원은 지난 3월말 노후화된 건축물의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신청 가능 연한을 준공된 후 20년으로 정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준공연한만으로 재건축 여부를 따지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준이며 자원낭비 이전의 문제”라며 “도시서민의 주거환경개선과 삶의 질이 과거에 비해 높게 성장한 점을 고려할 때 그에 걸맞는 새로운 기준을 정해야할 때”라며 재건축 준공연한 제한의 단축 및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는 “무분별한 재건축으로 인한 자원낭비와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해 조례를 통해 재건축 허용연한을 최장 40년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권창주 주거정비과장은 “재건축 연한을 20년으로 단축할 경우 일시적 규제완화에 따른 재건축 물량 급증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 낭비 및 전·월세 대란 등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며 “철근콘크리트 수명이 최소 100년 이상 지속된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할 사항”임을 밝혔다.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과잉 규제의 사회적 손실보다 규제완화의 경제적 장점이 훨씬 크다”는 논리로 연한제한과 안전진단기준 완화를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법에서 정한 20년 연한을 시조례로 40년까지 제한하는 것은 재량권의 남용으로 보아야한다”며 “연한제한을 완화한다해도 안전진단을 거쳐야하며 실제 착공에 이르기까지 많은 추진절차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일시적 재건축 물량 급증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는 서울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준공연한이란 획일적 규제로 재건축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김진수 사무총장은 “철근콘크리트 수명이 최소 100년이라 하지만 1992년 이전 공동주택은 내진공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1990년대 초반까지 주택200만호 시대에 건립된 공동주택은 중국산 저급 건축자재, 바다모래 사용 등으로 구조안전에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내진설계가 적용 이전 준공된 공동주택은 재건축 가능 연한을 20년으로 잡고, 그 이후 준공된 경우 1년 경과에 1년을 더하여 연한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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